정부가 공공택지 중소형 주택에 대한 청약 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당첨자 선정 방식도 현행 추첨 방식에서 가점제 방식으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청약 통장 가입자의 혼란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건교부는 아직 기본 방향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나 전문가들은 주택 청약 제도의 틀 자체가 바뀌는 것인 만큼 내 집 마련 전략의 수정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택자로 청약 자격이 한정되는 중소형 주택의 규모는.
“건교부는 ‘일정 규모 이하’라고 밝히면서 전문 연구결과 및 여론 수렴 등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전용면적 25.7평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건교부가 이날 굳이 25.7평 이하라고 적시하지 않고 ‘일정규모 이하’라고 한 것은 다른 뜻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무주택자의 기준은.
“원칙적으로는 1채의 집도 갖지 않고 있어야 하지만 일정 규모 이하의 초소형 주택 소유자도 무주택자로 간주된다.”
-가점제의 의미와 계산 방법은.
“현행 복권당첨식인 청약 당첨자 선정 방식을 바꿔 항목별로 가중치를 곱해 총점을 구한 뒤 총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가점 항목은 가구주 연령, 가구 구성원수(직계 존비속으로 한정), 무주택기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과 초과 주택의 가점 항목 및 가중치는 달리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25.7평 이하 주택에선 무주택기간에 가중치를 더 둔다면 25.7평 초과 주택에선 구성원수에 가중치를 높게 부여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다.”
-3자녀 이상 가구면 무조건 당첨되는 것인가.
“아니다. 정부는 공공택지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분양할 때 분양 물량의 10%를 국가유공자, 철거주택 소유자, 북한이탈주민, 장애인 등에게 우선 공급하는 특별공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특별공급 대상에 3자녀 이상 가구도 포함시킨다는 얘기일 뿐이다. 다만 청약 통장이 없어도, 이미 집이 있더라도 3자녀 이상이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3자녀 이상 가구 특별공급은 판교 신도시 8월 분양분부터 적용된다는 데 당첨 가능성은.
“사실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판교 8월 분양분(1만229가구) 가운데 25평 이하는 1,774가구. 이 중 10%인 177가구만이 특별공급 물량이다. 특히 이 177가구를 갖고 3자녀 이상 가구가 국가 유공자, 철거주택 소유자 등과 나눠 가져야 하는 만큼 실제로 3자녀 이상 가구에게 돌아갈 물량은 10~50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 3자녀 이상 가구는 누구라도 청약할 수 있어 경쟁률은 매우 높아지게 됐다. 이 경우 성남시가 성남 거주 3자녀 이상 가구로 제한한다든지 등의 요건을 추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건교부가 이날 저출산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며 거창한 설명을 붙였지만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행 시기는.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가점제 방식은 현재 청약 통장 가입자가 700만명에 달하고 통장별 가입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일러야 내년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으로 나뉘어져 있는 청약통장 제도도 통합되거나 개편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시행 시기 등은 더 늦춰질 수 있다. 공공택지내 중소형 주택 무주택자 공급도 시행 시기를 아직 못박기 힘들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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