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영문머릿글자)’ 국가와도 마침내 자유무역의 향한 첫 시동을 걸게 됐다.
현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이어,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와도 경제적 국경을 허무는 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제품수출과 해외투자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과 방한중인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ㆍ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키로 합의했다.
CEPA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자유무역협정(FTA)의 일환이지만, 상품 서비스 투자 외에 경제ㆍ기술분야 협력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FTA보다 오히려 한단계 높은 자유화 조치로 평가받는다. 양국은 향후 2년 내에 협상을 완료할 방침인데, 청와대 관계자는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현재 60억 달러선인 한국과 인도의 교역량은 머지 않아 1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우리나라의 11번째 수출국(2004년 기준 수출비중 1.4%)이자 26번째 수입국(수입비중 0.8%)이다. 2000년만 해도 우리나라에게 인도는 수출시장 서열 25위에 불과했지만, 휴대폰 자동차부품 선박 등 제품수출이 급증하면서 한국의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CEPA추진이 각별히 주목받는 까닭은 상대국이 신흥거대시장의 상징인 BRICs 및 친디아(Chindia:중국+인도)의 대표 국가인 인도이기 때문이다. 미래 세계경제를 주도할 ‘잠재 거인’과 자유화의 끈을 엮게 됐다는 점에서, 기왕에 FTA가 성사됐거나 진행예정인 칠레 싱가포르 미국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인도경제는 현재 7%안팎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국제 예측기관들은 ‘전 세계에서 2050년까지 5% 이상 성장률을 유지할 유일한 나라’로 인도를 꼽고 있다. 11억에 육박하는 인도인구도 2030년이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왕성한 구매력을 가진 고소득계층이 5%(5,000만명)라고 해도, 우리나라 전체인구보다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한대의 노동력이자 무한대의 소비층을 가진 나라이자, 잠재력면에선 중국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향후 CEPA가 타결돼 한ㆍ인도간 무관세 교류가 이뤄지고 투자장벽이 허물어진다면 국내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철강 화학 등 소재와 내구소비재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들이 인도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이날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 및 세관상호지원협정에도 서명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