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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방선거 시계제로

입력
2006.02.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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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네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마오주의 공산반군 간의 충돌이 유혈극으로 치닫고 있다.

무력으로라도 선거를 무산시키겠다는 반군의 협박에 유권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거를 방해하는 반군에게 사격하도록 군에 명령을 내렸다.

마오 공산반군은 6일 밤과 7일 새벽 수도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라노티와 남동쪽 300㎞ 거리의 가이가트에서 정부 방위군을 공격했다. AP통신은 밤새 벌어진 총격전에서 군인 4명과 경찰 3명 등 최소 7명의 정부군이 사망했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야당 연합과 마오 반군은 갸넨드라 국왕의 왕정에 반발하며 이번 선거가 “자유ㆍ공정 선거에 의해 민주화를 실현하는 게 아니라 국왕이 자신의 권력 강화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속임수”라고 규정했다.

2001년 6월 아버지 비넨드라 국왕이 궁정 유혈사태로 살해되자 왕위에 오른 갸넨드라 국왕은 지난해 2월 내각을 해산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2007년 4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민주화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는 지난 1년간 거세진 반군의 저항과 국민에 대한 인권유린 등으로 왕정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왕정 폐지를 요구하는 마오 반군세력은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5일부터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마오 반군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시민들은 생업을 중단했다. 학교는 문을 닫았고 대중교통은 마비됐다.

지난달 4개월간의 한시적 휴전을 끝낸 뒤 정부군과 다시 유혈 충돌을 벌이고 있는 반군은 6일 총파업 선언을 따르지 않은 택시 기사를 총격 사살했다.

이번 선거의 후보 2명도 반군에 의해 살해됐다. 후보들은 카트만두 인근 도시의 안전가옥에 대피, 24시간 경찰의 경호를 받고 있다.

AFP통신은 8일 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선거가 정당성을 가질 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58개 도시에서 시장 등 4,100여 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야당이 불참했기 때문에 절반이 넘는 2,100여 자리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국왕은 왕당파 지지자들을 후보로 내세웠으나, 이들 중 무려 650여명이 사퇴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 네팔 마오반군/ 1만여 조직원…농민기반 공산혁명 목표

네팔 마오 반군은 공산혁명을 지향하는 반군 세력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지금도 힘을 키워가는 세력이다. 네팔의 마오 반군이 모델로 삼은 페루의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도 1992년 지도자 아비마엘 구스만이 체포된 이후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고 있다.

네팔 마오 반군은 공산정권이 무너진 뒤 96년 무장 반정부투쟁을 시작한 급진 좌익 지하조직 ‘네팔 공산당’을 말한다. 현재 1만~1만5,0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일부 농촌 지역을 장악해 과세 교육 의료 등 정부 기능을 할 정도로 세를 키웠다. BBC 인터넷판은 반정부투쟁에서 승리할 정도는 못되지만 패배하지 않을 만큼의 힘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팔 마오 반군은 농민을 혁명 기반으로 동원하고 무장봉기를 통해 공산정권을 수립한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사상을 현지화, 왕정을 폐지하고 다당제를 구축하며 공산혁명에 의한 인민공화국 수립을 목표로 한다.

네팔 마오 반군의 스승 격인 ‘센데로 루미노소’는 80년 철학전공 대학교수 출신의 구스만의 지도 아래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인의 원주민 노동력 착취에 반발, 중국 공산당을 모방한 반정부 좌익 게릴라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코카인 밀매로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조직원 수가 최대 1만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수백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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