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콘’이 좌지우지하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이제 ‘네오리얼리스트(neorealistㆍ신현실주의자)’주도로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네오콘 퇴조의 상징으로 예시한 인물은 부시 행정부 1기 국방부에서 “이란의 신정주의 정부를 타도해야 한다”며 중동 강경론을 주도했던 로런스 프랭클린이다. 이스라엘 외교관과 로비스트들에게 비밀자료를 넘겨준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받은 그는 지금 경마오락장의 주차관리원으로 전락했다.
네오콘의 후견인인 체니 부통령도 최측근인 루이스 리비 전 비서실장이 ‘리크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힘이 빠졌고, 이론가인 폴 월포위츠 전 국방장관은 세계은행 총재로 옮겼다. 존 볼턴은 국무부 차관에서 유엔대사로 변신했고 국방부내 서열 3위로 이라크전 기획을 주도했던 더글러스 페이스도 국방부를 떠났다.
네오리얼리스트들의 부상은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영향력 확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현재 국무부 서열 2, 3번째인 로버트 졸릭 부장관, 니컬러스 번스 차관 등도 네오리얼리스트로 분류된다.
이들이 네오콘과 다른 점은 ‘민주주의 확산’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주 영국 런던에서 라이스 장관이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유연성 측면에서 네오리얼리스트 진영에 포함된다. 이 신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피그미’로 불렀던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그를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한 것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