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강 경기 하강 등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획기적인 조직개편의 승부수를 빼들었다.
포스코는 7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의 회장ㆍ사장 중심의 계선 조직을 5부문 체제로 바꾸는 조직개편안을 승인했다. 포스코는 24일 주주총회에 이를 보고한 뒤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현재 회장과 사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ㆍ운영하는 방식에서 회장(CEO)을 중심으로, 그 아래 결재 계선상의 사장을 따로 두지 않고 5개 부문의 책임 임원을 두는 독특한 체제로 바뀐다.
5개 부문은 생산기술(COO: Chief Operating Officer), 마케팅(CMO: Chief Marketing Officer), 스테인리스(Stainless Steel Division), 기획재무(CFO: Chief Finance Officer), 조직인사(CSO: Chief Staff Officer) 등이다.
각 부문의 책임 임원은 사장과 부사장, 전무급이 맡게 된다. 국내 기업 중 일부 재무담당(CFO)이나 기술담당(CTO) 임원을 두는 경우는 있으나 경영 전반에 걸쳐 책임 임원제를 도입한 건 포스코가 처음이어서 재계의 지배구조 개편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포스코의 책임 임원제 도입은 책임 경영 및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 확립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야심찬 시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올해를 ‘글로벌 포스코’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읽혀진다.
현재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의 표현대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의 골짜기’에 들어서고 있는 철강 경기 때문에 비상경영에 돌입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대공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수급 여건이 악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특히 1968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올해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고, 공장마다 신기술 개발 및 대대적인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번 책임 임원제 도입에는 생산 현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기술개발 노력을 조직 및 경영부분 혁신을 통해 뒷받침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담겨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도 제철소 건립 등 미래의 경영환경 변화를 염두에 두고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올해 임기 만료로 상임이사에서 물러나는 강창오 사장과 류경렬 부사장 후임 후보로 조성식 전무와 이동희 상무를 추천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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