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넓게 보자.”
가로, 세로 화면비가 4대3인 일반 모니터와 달리 극장 스크린처럼 가로로 길게 늘어난 16대9 또는 16대10 비율의 와이드 모니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이드 모니터가 인기 있는 건 이용자들의 컴퓨터(PC) 사용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로 한 가지 작업을 했으나 요즘은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문서작업을 하는 등 동시에 여러 작업이 가능한 멀티태스킹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 모니터에서는 화면이 작아 동시 작업이 불가능하지만 와이드 모니터는 옆으로 늘어난 만큼 인터넷 브라우저 창 2개를 나란히 띄우는 등 동시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요즘 나오는 일부 와이드 모니터의 경우 TV 수신,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연결 등 멀티미디어 환경을 지원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단순히 PC 화면을 보기 위한 도구 뿐만 아니라 다용도로 쓰이고 있다.
가격 하락도 와이드 모니터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2004년에는 17인치 LCD 모니터가 100만원을 호가했으나 요즘은 이 가격이면 24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살 수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19인치 와이드 모니터의 경우 30만~5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9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 ‘싱크마스터 CX910MW’는 TV 수신 기능을 갖춘 모니터다.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LCD TV로 활용할 수 있고, PC 작업을 할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PC용 모니터로 전환된다. 또 PC 작업을 하면서 TV 화면을 작은 크기로 바탕 화면 한 켠에 띄워놓을 수 있어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가격은 60만원대다.
외국 제품 중에서는 델인터내셔널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200만원 대를 웃돌았던 24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는 100만원대로 절반 가량 떨어졌으며 후속 모델인 30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가 최근 출시됐다. 주로 그래픽 작업 및 멀티미디어 영상 작업 등 큰 화면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출시된 이 제품은 가정에서 DVD 등 영화 감상을 할 때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가격은 219만9,000원이다.
중소 업체들도 잇따라 와이드 모니터를 내놓고 있다. 오리온정보통신은 TV 수신기능을 갖춘 21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를 60만원대에 선보였고 비티씨정보통신도 TV를 볼 수 있는 20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를 60만원대에 선보였다. 비티씨정보통신은 무선 리모콘을 갖춘 19인치와 23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도 다음달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심지어 PC용 운영체제(OS)마저 와이드 모니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차세대 OS로 개발중인 ‘윈도비스타’는 옆으로 길게 늘어난 와이드 화면을 기본 지원한다. 특히 와이드 모니터 사용자를 위한 ‘사이드 바’ 소프트웨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사이드 바는 항상 화면 옆에 위치하면서 주식 시세, 일기 예보 등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다. MS의 정기수 과장은 “윈도비스타는 와이드 모니터 등 이용자들의 PC 환경이 달라지는 점을 감안, 개발했다”며 “와이드 LCD 모니터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사이드 바 소프트웨어가 유용하게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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