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습설은 얼마나 현실적인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말 이란 핵 시설 공격 준비를 다음달 말까지 갖추라고 지시한 이후 계속되는 물음이다. 야당인 리쿠드당의 벤야민 네탄야후 당수도 “다음 달 총선에서 승리하면 사담 후세인의 원자로를 공격했던 것과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공언해 이란 핵 프로그램 봉쇄에 이스라엘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선제 공격한다면 100% 성공은 자신하는 분위기다. “6㎙ 두께의 벽을 관통할 수 있는 레이저 유도폭탄 BLU_106(벙크 버스터) 100여 대가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하는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무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한계 때문에 전면적 공습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최근 발표된 미 육군대학 보고서는 “이란 오지의 핵 시설은 이스라엘로부터 1,500~1,700㎞ 떨어져 있어 이스라엘이 보유 중인 전투기와 지원시설로는 이란 핵 시설 공습이 사실상 어렵다”고 전망했다.
슐로모 브롬 전 이스라엘군 전략기획국장이 작성한 ‘잠재 핵보유국 이란에 대한 대응’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은 제공권에서 가공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항공모함이 없고 인근 중동 국가들의 공군기지를 사용할 수 없어 이란 핵 시설을 추적해 타격할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은 자국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목표물에 대한 작전 능력이 제한적”이라며 “이스라엘은 원거리 오지에 대한 공습에 F_15, F_16 전폭기를 동원하지만 최대 비행거리 600㎞내외의 이들 전폭기로는 1,500㎞ 이상 떨어져 있는 이란의 핵 기지를 공격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공격 감행 시 기지 귀환까지는 2배의 비행거리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 레이더망 감시를 피하기 위해 저공비행을 해야 하는 점 등은 작전반경을 더욱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이스라엘 공군은 F_15I기 25대, F_16C/D 전투_전폭기 137대, F_16I기 2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미 핵무기를 다량 보유한 만큼 이를 이용한 억지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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