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홍해에서 침몰한 이집트 여객선에 탑승했다 극적으로 구조된 5살짜리 이집트 소년의 생환기가 화제다.
이집트 남부 후르가다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모하메드 하산은 5일 “엄마 아빠와 함께 배를 탔는데, 자욱한 연기가 났고 배가 가라앉았다”고 기억했다.
하산이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아버지가 연기 속에서 자신을 구명보트로 옮겨 태우면서 “기다려”라고 말했을 때였다. 하산과 3살짜리 여동생이 옮겨 탄 구명보트는 그러나 곧 인원초과로 뒤집혔다. 하산은 그 뒤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구명튜브에 의지해 바다를 떠다니던 하산이 구조된 것은 여객선 침몰 후 30시간도 지난 뒤였다.
하산이 어떻게 차가운 바다에서 그렇게 장시간 버틸 수 있었는지 병원 관계자들은 놀랄 뿐이다. 얼굴을 약간 긁혔을 뿐 건강이 양호하고 정신적 충격도 거의 없는 상태다.
병원으로 달려온 삼촌 하룬 모하메드는 장난감 총을 갖고 놀고 있는 하산을 끌어안으며 “신이 보살폈다”고 감격했다. 그러나 여동생과 2개월 난 남동생, 부모는 모두 실종돼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하산의 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에서 교사로 일했고 가족과 함께 이집트 고향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여객선 침몰 참사로 현재까지 460여 명이 구조됐으나, 700명 이상이 실종 상태이고 195명은 시신이 수습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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