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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명성에 짓눌린 '사랑과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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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명성에 짓눌린 '사랑과 야망'

입력
2006.02.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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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와 ‘향수’가 대중문화의 코드로 주목 받고 있지만, 과거의 히트작을 리메이크하는 데는 숱한 어려움이 따른다. 자칫 낡아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시대의 변화에 맞게 포장해 내기도 쉽지 않거니와, 원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강한 향수,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끝없는 비교ㆍ분석이 오히려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김수현 작가-곽영범 PD 콤비가 20년 만에 다시 선보인 SBS ‘사랑과 야망’도 예외가 아니다.

4일 첫 선을 보인 ‘사랑과 야망’은 시청률 15.1%(TNS미디어코리아)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 시청률 면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5일 2회 방송분의 시청률은 13.1%로 전날보다 2% 포인트 떨어졌지만 같은 시간대 경쟁작인 ‘신돈’(MBC)과 ‘서울1945’(KBS1)가 이야기 전개 상 한창 물이 올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2006년판 ‘사랑과 야망’은 기대가 컸던 만큼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1986년 방송된 원작의 감동을 간직한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원작과 리메이크판의 요모조모를 세세히 비교하며 아쉬움을 표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일부 연기자들의 미숙한 대사 처리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감칠맛 대사와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했다.

여주인공 미자 역의 한고은은 ‘미스 캐스팅’ 논란에 비하면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불안한 대사 처리로 호소력이 떨어졌다. 한 시청자(ID 486bell)는 “한고은의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웠다. 언니들이랑 보면서 계속 뭐래? 뭐래? 이러면서 봤다”고 꼬집었다.

어머니 역의 정애리도 대사를 고음으로 빠르게 뱉아내는 데 급급해 생활력 강하고 독한 어머니라기보다는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비쳐졌다. 조민기의 시종 찌푸린 표정도 차갑고 이지적인 태준의 캐릭터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했고, 차남 태수 역의 이훈은 원작에서 같은 역을 맡았던 이덕화를 지나치게 의식한 듯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는 평이다.

이밖에 부자연스러운 컴퓨터그래픽(CG)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태수가 등장한 열차 장면, 태준과 미자가 눈밭을 배경으로 다투고 헤어지는 장면 등에서 연기자와 배경이 따로 놀아 눈에 거슬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연출 이창우 PD는 “증기기관차 등 소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촬영장소인 강원도에 눈이 오지 않아 부득이 CG를 썼는데 CG 제작사가 영화용 프레임으로 제작하는 바람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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