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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금리' 믿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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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금리' 믿지마세요

입력
2006.02.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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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시가 3억원 아파트를 담보로 1억5,000만원을 빌렸던 김모(40)씨. 당시만 해도 가장 싸게 빌렸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다리품을 팔기는 했지만 4, 5개 은행을 꼼꼼히 비교해 5.40% 금리로 돈을 빌렸다.

김씨는 그러나 최근 일부를 갚으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적용 금리가 6.74%나 됐던 것. 통장에서 빠지는 돈이 좀 많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러나 김씨는 그 자리에서 또 한번 놀랐다. 1시간 동안 담당직원에서 꼬치꼬치 금리가 오른 이유를 묻고 항의하자, 즉석에서 금리를 1.2% 포인트나 깎아주는 게 아닌가.

없는 시간 쪼개서 여러 은행들을 찾아 다니며 금리가 가장 싼 곳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과연 얼마나 유리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출금리는 고무줄’이라는 것. 가장 싸게 대출 받았다고 해서 만기까지 이자부담이 가장 적은 것도 아니고, 처음에 비싸게 대출 받았다고 전체 이자부담이 가장 많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른 은행과 비교해서 무리하게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이자부담을 낼 수도 있다. 이는 본보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본보는 3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2003년 5월3일 3개월 CD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3년 만기(만기 2006년 5월3일)로 빌렸을 경우 금리의 변화흐름을 추적해 3년간 평균금리가 얼마인지 조사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부채비율 등 여타 조건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대상을 서울 성북구의 32평형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 받은 연봉 4,000만원의 30대 후반 직장인으로 통일했다. 각 은행이 제시할 수 있는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했다.

이 결과 대출 받을 당시만 해도 A은행이 6.14%로 금리가 가장 높았고, B은행이 6.05%, C은행이 6.03%였다. 처음 적용금리는 C은행이 A은행보다 0.11%포인트 적었던 셈이다.

CD연동 대출이기 때문에 3년 동안 적용금리는 2006년 2월3일을 마지막으로 모두 12번이 바뀐다. 12회의 대출금리를 모두 비교한 결과 3년 동안 대출고객이 부담해야 할 A은행의 평균금리는 5.356%, B은행이 5.215%, C은행이 5.453%였다. 첫 대출금리가 가장 쌌던 C은행이 결과적으로 평균금리가 가장 높았던 것이다.

이런 결과는 독특한 대출금리 사이클 때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해 가산금리를 내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내려 고객들을 확보했다가, 고객들이 금리에 둔감해지는 3~6개월이 지나면 슬며시 금리를 올리는 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굳이 힘들여 대출금리가 싼 곳을 찾아 헤매기 보다는 급여통장 계좌를 열고 있는 은행에서 대출 받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최근 은행간 급여통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에게 0.2~1.6%포인트씩 대출금리를 깎아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대출금리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대출금 거래장을 정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며 “부당하게 높은 가산금리가 매겨질 때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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