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 광주시 세계사이버대 회계분야 현장 감사를 나갔던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말문이 막혔다. 설립자인 이사장 C씨의 말 한마디로 거액의 학교 돈이 술술 새나갔기 때문이다. 이 돈은 학생들을 위해서는 단 한푼도 사용되지 않았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사립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사이버대 이사장 C씨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지역학습관을 짓는 데 쓴다며 교비에서 3억5,000만원을 빼내 미국에 사는 며느리 개인계좌로 보냈다. 교육부 확인 결과, 지역학습관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C씨는 이를 은폐하기 위해 증빙서류를 조작했다. 전 학장 K씨도 증빙서류 없이 3억2,000만원을 멋대로 인출해 개인계좌에 입금했다.
경기 안산시 한성디지털대는 학교가 개인으로부터 돈을 빌린 것처럼 허위 회계 처리해 실질적 오너인 이사 S씨에게 6억원을 주는 등 10억원을 부당 지급했다. 이 학교는 재단이 부담해야 할 보증보험 보험료와 이사회 비용 등 1억5,600만원도 학교비에서 집행했다.
교육부는 C씨에 대해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사전 통보하고 전 학장 K씨는 파면토록 세계사이버대에 요구했다. 한성디지털대에 대해서는 부총장 K씨 등 4명을 중징계토록 했다.
교육부는 경북 경산시 경일대와 충북 청원군 주성대 등 2개 대학의 회계운용 잘못도 적발했다. 2년제 개방대였던 경일대는 일반대 전환에 필요한 수익용기본재산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비 16억7,000만원을 법인회계에 부당 전출했다. 주성대의 경우 전 이사장이 운영하는 레미콘 회사의 토지를 교육용으로 매입하기 위해 교비 50억원을 썼으나 이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이를 고스란히 날렸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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