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웅’이 된 ‘절반의 한국인’은 결코 거만하지 않았다. 4달러25센트의 최저 임금에 하루 2시간 밖에 자지 않으면서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를 해온 한국인 어머니가 영웅이 된 아들에게 귀가 닳도록 가르친 것은 “늘 겸손하라”는 것이었다.
6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제40회 슈퍼볼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승리를 이끈 한국계 와이드리시버 하인즈 워드(30).
그는 5차례의 패스 리시빙으로 123야드(112m)를 전진하고, 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번째 터치다운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의 21-10 완승을 이끌어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경기 며칠 전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절반이 한국인인 만큼 한인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을 위해 꼭 이기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러나 워드는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이 기회를 줬고, 나는 뛰기만 했을 뿐이다. 공격 코치와 리시버 코치에게 고맙다”며 공을 팀 동료와 코치진에게 돌렸다. 워드는 어머니의 교육 탓인지 평소에도 남들처럼 요란한 터치다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 워드는 “슈퍼볼 MVP로 뽑힌 것은 큰 영광이지만 경기에서 몇몇 실수를 한 것이 아쉽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워드는 오는 4월 우승반지를 끼고 어머니 김영희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언론들도 워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USA 투데이는 인터넷판 보도에서 “워드의 MVP 수상은 팀 동료들에게 이상한 일이 아니며, 그들은 워드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며 “워드 역시 이날의 영광을 코칭 스태프와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슈퍼볼이 열리기 직전 인터넷판 보도에서 “워드가 어머니로부터 모범을 배웠다”며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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