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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비밀계좌 돈 싱가포르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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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비밀계좌 돈 싱가포르로 몰린다

입력
2006.02.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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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세계 갑부들의 ‘세금 피난처’(tax haven)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와 룩셈부르크 등 기존의 세금 피난처가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에 굴복하면서 매력을 잃는 사이 싱가포르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EU 재무장관들은 2000년 스위스를 포함한 EU회원국에서 세금을 탈루한 고객의 신원을 은행이 보호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스위스는 EU회원국 고객의 예금에 원천 과세하는 조치를 취했다. 스위스 은행에 거액을 예치했던 유럽 갑부들이 외국인에게 호의적이고 선진 금융기법을 갖춘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이 같은 자금 흐름에 대해 “국경없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융제도를 경제발전의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또한 싱가포르가 새로운 세금 피난처로 부상한 것은 세금 탈루를 막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리셴룽(李顯龍) 총리 주도로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 예금을 유치하기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외국인의 은행계좌에 대한 비밀보장을 강화하고 신탁법을 개정했으며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및 거주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1,22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외국인이 310만달러만 싱가포르 금융기관에 예치하면 거주 신청을 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 유입되는 해외자금의 출처는 ▦아시아ㆍ태평양에서 급부상하는 부자▦아시아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세금을 피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옮겨오는 유럽 부자 등이다. 이 덕에 프라이빗 뱅킹을 포함한 싱가포르 자산운용 규모는 1998년 940억달러에서 2004년 말 현재 3,560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싱가포르에서 영업하는 금융회사 수도 2000년 20개에서 2005년 35개로 늘었다. 크레디 스위스 그룹, UBS 등 스위스의 명문 은행들도 싱가포르에서 영업확장에 열을 올린다. 크레디 스위스 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향후 5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역외 금융센터”라며 “무엇보다 향후 3년간 싱가포르에 예치되는 자산의 20%는 유럽 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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