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은행원으로 출발해 37년째 ‘정통 뱅커’의 길을 걷고 있는 김종욱(61) 우리금융그룹 부회장이 최근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라는 책을 펴냈다. 지난 10 년간 자신이 직접 쓰거나 주변 지인들이 보내준 글을 우리은행 사보 등에 조각조각 실어 오다 이번에 한데 묶었다.
제목에서처럼 그는 책에 실린 수많은 단편들을 통해 철이 들었노라고 말한다. “철이 든다는 것은 사리분별을 알고 그에 맞춰 지킬 것은 지키며 꾸준히 나와 남에게 도움되는 수행자적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라고 그는 서문에 썼다. 책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가난한 엄마가 1만원 한 장을 들고 동네 구멍가게를 찾았다.
1만 6,000원 짜리 분유를 보고 돌아 나서는 모습을 본 주인은 얼른 분유통을 떨어뜨린 뒤 주으며 “통이 찌그러진 분유는 반값”이라고 했다. 엄마는 자존심을 지켰고 주인은 천국을 얻은 ‘멋진 거래’라는 글이다.
그는 10년째 매일 아침 108배를 한다. 건강에도 좋지만 자기수양에 그만이다. 그는 “흔히 자기를 높여 말하길 좋아하지만, 절을 하듯 몸을 낮출수록 적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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