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건축 잡으려다 주상복합 놓칠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건축 잡으려다 주상복합 놓칠라

입력
2006.02.07 14:16
0 0

‘재건축만 잡으면 불안한 서울 강남 집값 문제가 해결될까.’

이 달 중 발표될 2단계 부동산 종합대책이 벌써부터 ‘반쪽’짜리 대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논의중인 2단계 대책은 크게 ▦재건축 규제 강화 ▦분양가 인하 ▦청약제도 개편 등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2단계 대책 내용 대부분이 재건축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 규제에 사실상 초점이 맞춰져 있어 평당 3,000만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강남 초고층 주상복합이나 일반 아파트의 상승세를 제어할 대책은 빠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로인해 집값 불안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건축에 대한 집중 규제로 강남 아파트 수요자들이 초고층 주상복합과 일반 고가 아파트로 몰릴 경우 오히려 이들 명품 단지들이 반사이익으로 들썩이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종합대책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매도 문의는 급증하고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호가가 단지별로 1,000만~3,000만원 떨어지기 시작했다. 10억원에 거래된 후 10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대치동 은마 34평형은 호가가 3,000만원 내려간 채 매도 문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강동구 고덕 주공2단지 18평형은 7억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진 6억8,000만~6억9,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송파구 가락시영2차 19평형도 9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대책 발표 언급 후 9억3,000만원선으로 내려갔다.

이에 비해 초고층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는 가격이 내릴 기미는커녕 8ㆍ31 대책 이후에도 계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의 경우 지난달 16억원에 분양권 거래가 된 후 최근에는 이보다 1억원 가량 비싼 17억원 짜리 매물이 나왔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8ㆍ31 대책 이후에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말 타워팰리스3차 69평이 22억원에 거래됐으며 지난달에는 이보다 5억원이 오른 27억원에 거래가 이루어졌다”면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가격은 지금까지 정부 규제나 대책에 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8ㆍ31 대책 이후에도 가격이 꾸준히 오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도 최근 한달 새 1억원 가량 상승, 45평형이 18억~19억원, 60평형 로열층의 경우 호가가 최고 28억~29억원에 달한다.

대치동 석사공인의 K 실장은 “재건축을 겨냥한 대책만으로는 강남의 일반 아파트나 초고층 주상복합 가격까지 잡지 못할 것”이라며 “2단계 대책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 아파트는 실거주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투기관련 대책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대책이 시장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재건축 단지가 집값 불안의 불씨를 제공해온 만큼 재건축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주변의 일반 아파트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재건축 단지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가격 형성 구조를 감안할 때 재건축 시장만 겨냥한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정부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 외에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에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부는 강남 집값을 더 강력한 규제로 잡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강남에서 유일하게 신규 공급 기능을 하는 재건축이 원천 봉쇄될 경우 기존 아파트값만 올리는 등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8ㆍ31 대책에 포함된 세제 개편 내용들이 시장에 먹혀 들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