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외환시장에서도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점심시간이 두려울 정도다. 점심 먹는 사이에 시장이 급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시장의 주범으로 대외적인 요인들이 지목되곤 한다. 다시 배럴당 70달러 수준에 근접한 유가, 미국 연준의장 교체, 이로 인해 야기되는 미국 금리정책에 대한 의구심, 선진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 달러화의 약세 기조 등등. 하지만 일본시장, 대만시장 등과 견줘볼 경우 한국시장의 변동폭이 유난히 크다는 점에서 대외변수만으로 시장의 혼란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 금융시장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주식시장의 측면에서 보면 “재평가에 따른 고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2005년 50% 이상 상승했다.
주가수익배율(PER)기준으로 2005년초 6배에서 2006년초 10배까지 상향 조정됐다. 1년 전과 동일한 규모의 이익이 나는 회사의 주식 가격이 67% 나 오른 것이다. 아직 세계시장 평균 PER인 14배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워낙 낮은 한국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재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국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하나 둘씩 제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재평가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투자가들은 새로운 평가기준에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1년 전의 기준으로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선뜻 매수할만한 ‘값 싼’ 종목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새로운 기준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혼란이 최근의 널뛰기 장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옵션 만기일 차익거래 매물에 대한 부담 뿐만 아니라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올릴 경우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추세반전 여부에 대해 충분한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이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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