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삼성그룹에 근무했던 ‘삼성맨’들이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및 벤처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나 중역 등으로 잇따라 영입되고 있다. 한국최고의 기업에서 체계적이고 혹독한 절차를 거쳐 경영능력을 익힌 삼성맨들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상한가’로 타기업에 스카웃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맨을 집중적으로 영입하는 동부그룹은 22개 계열사의 임원 200여명 가운데 삼성출신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룹의 10개 주력사 가운데 동부한농화학, 동부화재, 동부정보기술, 동부건설, ㈜동부, 동부아남반도체 등 6개사는 삼성출신들이 대표를 맡고 있다.
외국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코닥은 삼성전자의 브랜드전략그룹장을 지낸 김군호 전 소니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을 지난해 7월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다. 한국후지쯔의 안경수 회장과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 한국HP의 최준근 사장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GE코리아의 이채욱 회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코리아의 손영석 사장도 6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다.
벤처업체 중에서는 NHN의 이혜진, 김범수 대표를 비롯해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 코위버의 황인환 사장, 그래텍의 배인식 사장, 파워로직스의 이명구 사장 등이 모두 삼성맨들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삼성그룹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CEO는 전체의 10%인 50명에 이른다. 이중에서 27명은 삼성전자 출신인 점이 특징이다.
금융계에서는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박해춘 LG카드 사장, 홍성일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이 삼성에서 잔뼈가 굵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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