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명실 공히 세계어가 될 것인가? “그렇다”는 답이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언어 자문회사인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GLM)’의 언어학자 폴 페이에크는 5일 “칭글리시(중국어+영어), 재플리시(일본어+영어), 스펜글리시(스페인어+영어), 싱글리시(싱가포르어+영어), 뎅글리시(덴마크어+영어) 등 ‘잡종 영어’가 세계 곳곳에서 많이 사용됨에 따라 영어 단어가 98만6,120개로 늘었다”며 “올 여름에는 100만개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사용자도 1960년대에 2억5,000만 명이었는데 현재 20억 명으로 전세계 사람 3명 가운데 1명이 영어를 쓴다.
새로운 영어 단어가 된 칭글리시로는 ‘drinktea’(닫힌), ‘torunbusiness’(열린) 등이 있다. 베이징(北京)에서는 장애인용 화장실을 ‘deformedman’으로 표기하고, 홍콩에서는 동성애자를 ‘kweerboy’라고 말한다.
중국 당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거리와 상점에서 칭글리시를 쓸어버리겠다고 공언하지만 칭글리시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페이에크는 “최근 몇 년 사이 2만개의 새로운 영어단어가 우리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됐는데 이 중 20%가 칭글리시였다”고 밝혔다.
그는 “19세기 외교 언어로 명성을 누렸던 프랑스어가 20세기에 쇠퇴한 것은 프랑스어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말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영어가 세계어로 올라서게 된 것은 새로 등장한 말을 폭 넓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1997~2002년 유럽연합(EU) 공문서를 분석해보면 프랑스어 사용률은 24% 감소했지만 영어는 32%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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