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신임 집행부가 선출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정치’에서 ‘교육’으로 투쟁 노선을 180도 바꾸기로 해 주목된다. 한총련이 비정치 분야를 투쟁의 최우선 목표로 정하기는 출범 14년만에 처음이다.
한총련은 이날 오전 소속 대의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세대 대강당에서 14기 선언대회를 열고 올해 핵심 과제로 ▦학원자주화를 위한 교육투쟁 ▦지방선거 참여를 통한 대중운동 확대 등을 결정했다. 교육관련 투쟁에 역량을 집결시키겠다는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한총련이 3월 개강과 함께 등록금 인상 문제, 국립대 법인화 등 굵직굵직한 교육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등록금 인상 부분은 한총련이 대학측과 정면 충돌을 벼르고 있고 새학기가 시작되면 상아탑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한총련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며 “인상 근거가 미흡할 경우 수업 거부 등 강력한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총련의 ‘변모’는 정치 일변도의 투쟁 방식이 더 이상 일반 학생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인상 등 교육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학생운동의 대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하지만 한총련이 정치색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이날 결의문에서 “교육 투쟁은 등록금 몇 %를 깎기 위한 싸움이 아닌 교육정책 자체를 바꾸기 위한 정치 투쟁의 일환”이라고 명시한 데서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한총련은 집회를 마친 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옮겨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재개정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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