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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기념관 동상 치마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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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기념관 동상 치마 너무 짧다

입력
2006.02.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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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두 아들과 함께 충남 천안시 병천면 유관순 기념관을 찾은 주부 김미정(41ㆍ충남 논산시 반월동)씨는 앞마당에 있는 유관순 열사 동상을 보고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기념관내 모형 전시물, 사진 자료들과 달리 동상의 치마가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씨는 “아이들이 치마 길이가 왜 제 각각이냐고 물었을 때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씁쓸해 했다.

충남 천안시에 세워진 유관순 동상의 치마가 너무 짧고, 1919년 당시엔 없었던 고무신을 신는 등 시대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관순 청동상이 건립된 것은 1983년 10월. 유관순기념사업회가 기념관 내 추모각 등과 함께 건축해 천안시에 기증했다.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유관순 열사의 치마는 통치마 형태로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라가 있다. 버선목에 훨씬 못미쳐 종아리 맨 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뒷모습은 오금이 보일 정도로 짧다.

학계는 이런 차림이 3ㆍ1 만세 운동 당시 여성들의 옷 매무새와는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식학자 고부자(60ㆍ단국대 석주선박물관) 교수는 “3ㆍ1운동 전후 여성들의 평상복 치마 길이는 발목이 조금 드러날 정도였고 버선목도 길이가 20∼25㎝로, 지금의 것보다는 훨씬 길었다”고 지적했다. 고증 전문가들은 “치마의 길이는 일제가 3ㆍ1 만세 운동 이후 1920년대부터 식민지문화 정책을 펼치면서부터 짧아졌다”고 말했다.

고무신을 신고 있는 모습도 논란거리다. 고무신은 3ㆍ1 운동 이후 10년 이상 지난 뒤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업계측은 전하고 있다. 때문에 동상의 신발이 미투리나 이화학당 교복과 함께 신었던 단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유관순 기념관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독립기념화에도 만세를 부르는 여인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있다. 유 열사가 만세를 주도하는 모습을 표현한 부조 조각도 치마 길이가 짧고 고무신을 신고 있다. 또 국내에서 발간된 유 열사 대부분의 위인전 삽화도 거의 짧은 치마에 맨 살을 드러낸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이화여고가 발간한 이화백년사에 수록된 1918, 1919년 당시 학생 사진을 보면 모두 긴치마를 입고 있었다. 유 열사는 동창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도 역시 긴치마를 착용했다. 장충단 공원에 세워진 유관순 열사 동상도 발목이 드리우는 긴 치마를 하고 있다.

의상을 바로잡자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기념관측은 최근 모형 전시물의 오류를 바로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전시관내 모형 전시물의 치마를 이화학당 교복을 참고로 새로 제작하고 신발도 고무신에서 미투리로 바꾸었다.

향토사학자 임명순(59)씨는 “철저한 고증을 거치지 않고 동상과 전시물을 제작한 결과”라며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참고 자료가 충분히 남아있는 만큼 3ㆍ1운동 관련한 모든 전시물 등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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