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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이종석 때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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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이종석 때리기 왜?

입력
2006.02.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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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과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최 의원이 1, 2일 연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부 문건을 폭로하며 이 내정자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다 여권 인사들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얼마든지 토론과 조율이 가능한데도 공개적으로 부딪치는 것은 묘한 현상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우선 최 의원의 이 내정자 공격 맥락부터 볼 필요가 있다. 최 의원은 “전략적 유연성 협상에서 미국 입장을 대부분 수용했다”고 비판했다. 그 중심에 선 이 내정자가 그런 협상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다 큰 관점에서 최 의원은 외교안보 정책의 큰 흐름도 비판하고 있다. 최 의원은 3일 “외교안보팀이 공미파(恐美派ㆍ미국을 두려워 한다)로 차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은 대미관계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 하는데 실제 외교안보정책은 반대편으로 흐르고 있다”고도 했다. 이 내정자를 중심으로 외교안보팀이 노 대통령의 철학이나 지향점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논리다. 이런 맥락에서 ‘대미 강경 자주파의 온건 자주파 공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대목에서 국민들은 헛갈린다. 보수파로부터 좌파, 자주파로 매도되는 이 내정자가 최 의원한테는 기회주의자로 비난받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DJ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주도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의 핵심 측근으로 역할을 했고, 참여정부 들어서는 정부 내 자주파의 대표인물로 통해왔다. 지난해 초에는 외교부의 한미 동맹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스스로를 실용파로 규정했고 실제 정책 집행에 있어 실용적 자세를 취했다. 용산기지 이전, 전략적 유연성 협상 등 최근 현안을 처리하면서 그런 경향은 두드러졌다. 이런 변화가 자주파의 공격 빌미가 된 것이다.

또 국회 법사위원인 최 의원이 왜 외교안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느냐는 궁금증도 있다. 그는 의료사고 전문변호사이자 민변 출신으로 외견상 외교안보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최 의원은 평소 외교안보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 전문가적 식견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강한 좌파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한미동맹 현안이 터질 때마다 진보적 시각의 성명을 발표했다. NSC 등 외교안보 부처에도 그런 시각에 동조하는 인맥이 있고 이들이 기밀문서를 제공한 소스라고 한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최 의원이 기밀문서를 공개하면서까지 외교안보팀을 몰아세운 행태에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소영웅주의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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