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축구의 차세대 지존을 가리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에서 5일 오전 11시 (한국시간) 첫 경기로 치르는 미국(FIFA랭킹 공동 7위)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양국의 ‘축구천재’가 정면승부를 벌인다.
천재 대결의 주인공은 박주영(21ㆍ서울)과 프레디 아두(17ㆍDC 유나이티드).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양국의 차세대 기수로 주목 받은 두 주인공은 그 동안 정면승부를 벌일 기회를 여러 차례 잡고도 정작 맞대결은 펼친 적이 없어 이번 경기에서의 충돌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아 주니어 무대와 K-리그를 정복한 박주영은 두 말할 필요 없는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 박주영과 맞붙는 가나 출신의 아두 역시 유소년 시절부터 미국 축구의 보배로 성장,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각종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미국 월드컵대표팀에 발탁됐다. 2003년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17세 이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에 1-6 참패를 안겨 한국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둘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20세 이하)에서 양국의 대표로 참가했지만, 나이가 어려 주전대열에 끼지 못해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또 지난해 수원컵 국제청소년 대회 당시, 아두의 이름이 미국 대표팀 명단에 포함돼 두 천재의 정면승부가 기대됐지만 결국 최종명단에서 제외돼 무산된 적도 있다.
박주영으로서는 아드보카트 감독에 완전한 낙점을 받는 게 우선이지만, 후배들이 당한 치욕을 되갚아 줘야 할 의무도 지니고 있다. 아두 역시 성인대표팀에서의 약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성장한 박주영과 달리 아두는 아직 A매치에서 제대로 검증 받은 기회가 없는 상태. 때문에 브루스 어리나 미국 감독으로서는 비공개 경기로 치러지는 한국전에서 아두의 쓰임새를 부담 없이 체크해 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국전에서도 포백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는 전술적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포백라인의 중앙수비수 자리에 모든 조합을 시험해본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국전에서 가장 확실한 중앙수비 듀오를 투입하는 등 전체 포지션에서 해외파를 제외한 주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장치혁 기자 jang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