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선수생활을 끝내려니 시원섭섭합니다. ”
은퇴를 선언한 왕년의 스키 지존 허승욱(34ㆍ지산리조트)은 만감이 교차했다. “이제 내려가면 다시는 올라올 일이 없겠죠?”
제87회 동계체전 알파인 스키 남자 일반부 회전 경기가 펼쳐진 3일 강원 평창 보광휘닉스파크. 기문 사이를 날렵하게 활주한 허승욱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순간 스승의 마지막 경주를 지켜보던 제자 20여명은 폭죽을 터트리며 ‘허승욱, 파이팅’을 외쳤다.
허승욱이 마지막 경주(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회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허승욱은 슈퍼 대회전과 회전의 합산을 따지는 복합에서도 2위가 확정돼 이날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계체전에서만 무려 43개의 금메달을 따낸 허승욱은 “초등학교 5년때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는데 메달을 100개쯤 딴 것 같다”며 웃었다. 워낙 많은 메달을 획득해 셀 수 조차 없단다.
허승욱은 “이제부터는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면서 “후배를 양성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토리노 올림픽에 출전하는 후배 강민혁(25) 등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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