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소액주주 권한 확보차원에서 전개해온 대기업 주주총회 투쟁을 올해부터 폐지 혹은 선택적 참석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한다. 새로운 이슈가 없는데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오해를 주기 싫다는 게 이유이지만, 합리적이고 진일보한 결정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당사자들이 마냥 시원하다고 여기기에 앞서 참여연대의 공과와 자신들의 변신을 진지하게 되돌아 보라는 얘기다.
참여연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문제제기할 사안이 있을 때에만 주총에 참석키로 방향을 바꿨다”며 “올해 이사선임 외에는 특별한 안건이 없고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등의 문제를 충분히 제기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경영감시 역할을 버리는 게 아니며, 문제가 생기면 주주대표소송이나 입법청원 등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재벌 총수가 황제처럼 기업을 지배하던 시절, 참여연대가 모색해온 소액주주 운동은 그 의미와 성과가 컸다. 한때 대기업 주총은 ‘참여연대 대책’과 동일시됐다. 지금은 시장이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판단하는 시대로 자리잡은 만큼 참여연대의 시도는 발전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결정의 의미를 살리는 것은 전적으로 기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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