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늦어 35세에 첫 아이를 가지게 된 김모씨. 나이가 많은 터라 걱정을 했지만, 임신 30주가 넘어가도록 별다른 증상이 없어 안심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신 31주째가 되던 지난해 말, 갑자기 눈앞이 침침해지더니 참을 수 없는 두통까지 겹쳤다.
급히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임신성 고혈압’. 김씨는 그때부터 병원에 입원, 매일 혈압강하제, 마그네슘제를 투여했고 3일마다 혈소판 수치, 간기능 효소수치, 신장기능수치 등의 검사해야 했다. 그러나 이렇게 노력을 하고도 32주째에는 더 이상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유도분만으로 조기출산을 했다.
최근 고령임신이 늘고 있다. 특히 고령임신의 경우에는 아무리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을 해도 합병증 등의 위험이 젊은 산모에 비해 더욱 커진다. 고령임신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35세 이상 임신은 고령임신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산부인과연맹은 35세 이상의 나이에 첫 임신을 한 경우를 ‘고령임신’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이 기준은 국내에서도 통용된다.
그러면 왜 고령임신을 따로 정의할까. 그것은 통계학적으로 35세 이후 임신의 경우 태아나 산모에게 생기는 합병증이 확연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를 낳은 적이 있다 하더라도 35세 이후에 다시 아이를 갖는다면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출산경험과는 상관없이 산모의 나이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굳이 합병증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전반적인 신체기능의 저하로 35세 이상이 되면 건강한 출산과 산후를 위해서는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뇨, 고혈압 없었어도 임신 후 생길 수 있어
고령 임신의 경우 대표적인 합병증은 당뇨와 고혈압이다. 임신 전에는 없었다 하더라도 임신 후에 갑자기 당뇨, 고혈압이 생기는 것이다.
우선 임신성 고혈압은 35세 이상의 임산부 10~20%에서 발견되고 있다. 보통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140, 90㎜Hg 이상일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단백뇨까지 동반했다면 임신중독증이 된다. 이 경우에는 태반 조기박리와 같은 산전 출혈의 위험이 있고 영양결핍으로 저체중아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병은 20~25세의 임산부와 비교할 때 고령임신에서 2~3배 정도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당뇨병이 생기면 양수과다증, 임신중독증, 신우신염 등 또 다른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또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에 과다한 영양소가 전달돼 거대아 출산과 그로 인한 난산이 종종 일어난다.
임신성 고혈압의 경우 출산과 함께 증상이 사라지지만 임신성 당뇨병은 출산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태아 기형 위험
고령 임신의 또 다른 위험성은 태아의 기형이다. 임산부의 나이가 35세 이상의 경우에는 모체의 노화로 인해 난자의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생아 중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엄마의 나이가 35세 미만의 경우 500명 중 한명 정도인데 비해, 35~39세의 경우 125명 중 한명 꼴이다. 특히 40~45세인 경우는 40명 중 한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 통계는 염색체 이상으로 자연 유산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출생한 신생아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 인만큼 태아기형 위험은 이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염색체 이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에도 태아 기형 발생률은 젊은 산모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산 과정도 어려워
아이를 낳는 과정도 물론 쉽지 않다. 우선 위에서 열거한 여러 위험성 때문에 유산, 사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의 신생아 사망 통계를 보면 20~25세 산모와 비교할 때 35~39세 산모의 신생아 사망률은 18%, 40~49세 산모의 경우 69% 증가한다.
난산의 위험성도 다분하다. 아이가 태어날 때 거치는 길인 산도(産道)는 골반골격으로 이루어지는 경산도와 자궁경부, 질 등으로 구성되는 연산도로 구분된다. 보통 임신의 경우 호르몬 분비로 인해 경산도, 연산도 모두 좀 더 부드러워지나 고령 임산부는 이런 변화가 잘 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통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철저한 산전 검사가 최선의 예방책
고령임신에 따르는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은 철저한 산전검사다.
우선 양수ㆍ융모막 검사와 같은 산전 세포유전학적 검사, 초음파 검사와 같은 태아안녕평가검사를 받는다면 태아염색체 이상 여부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 이때는 정밀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늦은 나이에 임신계획을 세웠다면 미리 만성병 여부를 검사 받고, 당뇨병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경우 이를 치료한 후 임신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산 임박하면 병원을 자주 찾아야
병원을 자주 찾는 것도 고령임산부에게는 중요하다. 특히 출산 직전에는 보통의 젊은 임산부보다는 자주 산전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진통의 기미가 있다면 약간 일찍 병원에 입원해서 지속적으로 관찰을 할 수 있게 하자.
♡ 산후조리,모유수유 Q&A
6주 후엔 간단한 운동을…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
"애를 낳은 뒤 목욕을 해도 되나요?" "애를 낳고 첫 모유수유는 언제 해야 하죠?"
새내기 엄마들은 출산 과정도 두렵지만, 막상 애를 낳고도 난감한 경우가 많다. 산후조리, 모유수유가 중요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주요 궁금증과 답변을 모아봤다.
♡ 산후 관리 Q&A
_분만 직후 음식을 먹어도 되나요?
"정상분만을 했다면 출산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음식을 먹어도 된다. 그러나 너무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의료진에게 물어보고 물이나 과일즙 등을 조금 먹는 것도 괜찮다."
_양치질을 하면 피가 납니다.
"출산 직후에는 잇몸에 혈관이 발달하기 때문에 피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칫솔로 살살 이를 닦는 정도는 무관하다."
_어지러움증이 계속되는 데 괜찮나요?
"출산 직후에는 일반적으로 쇼크나 그와 비슷한 증세가 자주 발생한다. 이는 분만 중의 출혈, 전해질이나 호르몬 대사의 변화가 주 원인이다. 정상분만을 했다면 하루, 제왕절개수술을 했다면 2~3일만 지나면 괜찮아진다."
_산후에 따뜻하게 하는 것이 효과가 있나요.
"임신기간 동안 이완되었던 관절부위의 정상회복에 도움이 된다. 찬 음식을 피하는 것도 치아 회복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산후에 씻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따뜻한 물에 샤워는 권장할 만 하다."
_출산 후에 다이어트를 해도 될까요.
"개인차는 있지만 임신을 하면 보통 9~12㎏의 체중이 늘어난다. 그리고 애를 낳고 나서도 몸무게는 여전히 6~7㎏ 정도 늘어나 있다. 이때는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으로 살을 빼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굶으면 살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부을 수 있고 몸에도 좋지 않다."
_출산 후 산후조리는 언제까지 하면 되나요.
"출산 후 임신 이전의 몸 상태로 되돌아 가려면 6주 정도 걸린다. 출산 이후 1주까지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고, 3주째부터는 가벼운 집안일을 시작해도 된다. 4주부터는 혼자서 아기를 돌봐도 되고, 6주째부터는 간단한 운동을 시작해도 좋다."
<도움말=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도움말=>
♡ 모유수유 Q&A
출산후 30분내 첫 수유… 하루 8~12번은 먹여야
_출산 후 첫 수유는 언제 해야 하나요?
"출산 후 30분 내에 바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게 좋다. 비록 아이가 모유를 제대로 빨지 못하더라도 엄마 젖에 익숙해지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_모유는 하루에 몇 번, 얼마 동안 줘야 하나요?
"하루에 8~12번은 먹여야 한다. 수유 후 4시간 이상 잔다면 깨워서라도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6개월이 지나면 아기들이 낮에는 놀고 밤에는 자는 생활리듬이 생기는데 이때부터는 일부러 깨워서 모유를 먹일 필요는 없다. 또 한번 수유시 적어도 한쪽 젖을 10분 이상씩 물려야 한다."
_아이가 배고프다는 신호는?
"아이가 손을 빤다거나 두리번거릴 때는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배가 고파 울기 시작할 때서야 젖을 물리면 아이가 울다 지쳐 얼마 못 먹고 잠드는 경우가 많다."
_초유는 양이 적기 때문에 우유와 함께 먹여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분만 후 1~2일 동안은 초유가 나오는데 하루에 약 50cc 정도 밖에 안된다. 그러나 이 양도 아이에게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것을 더 줄 필요는 없다. 다른 음식을 주면 모유수유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모유 이외의 다른 음식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_감기약을 먹으면 수유할 수 없다?
"아니다. 감기에 걸리면 엄마 몸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젖을 통해 아이에게도 감기 바이러스 항체를 전달해 줄 수 있다. 다만 해열제나 진통제는 아이에게 영향이 없지만, 항히스타민제는 젖분비량이 감소하고 아이가 졸거나 보챌 수 있다."
<도움말= 대한소아과학회 전문위원 신손문 성균관대 의대 교수>도움말=>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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