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입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사실상 당락의 최대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재수생이 초강세를 보였다.
또 올해 처음 공개된 논술고사 점수의 경우 서울 등 대도시와 지방 출신 합격자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이를 두고 서울대 측은 “논술고사는 (서울 강남지역에서 주로 이뤄지는) 단기간의 학원 수강으로 점수를 올릴 수 없다”며 논술 사교육의 비효율성을 은근히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학원에서는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 정도라면 논술고사 점수와 지역을 연계시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는 2일 농ㆍ어촌 특별전형과 특수교육 특별전형을 포함해 총 2,283명의 합격자를 낸 2006학년도 정시모집 결과를 발표했다.
수능의 변별력 입시의 포인트는 ‘재수생 초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재수 이상 수험생의 합격자 비율은 35.9%로 지난해 32%에 비해 무려 4% 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재학생은 지난해 66.1%에서 62%로 4.1% 포인트 감소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올해 수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 재수생들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높아진 수능 변별력은 논술고사와 면접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1단계 합격자 중 1배수 이내에 들었던 수험생의 75.2%가 최종 합격하고 나머지 24.8%는 논술고사와 면접을 통해 탈락했다.
합격자 출신 지역은 서울이 3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시 지역 34.7%, 광역시 지역 23.3%, 군 지역 3.7% 등이었다. 50명 이상의 합격자를 낸 고교는 서울예고 대원외고 등 2개교였으며, 명덕외고 40명대, 서울과학고 선화예고 30명대 등이었다. 한영외고 한국과학영재학교 등 7개교는 20명대였다.
서울과 지방 논술고사 점수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시ㆍ군 지역 합격자의 논술고사 점수(25점 만점) 평균은 시 지역 23.5점, 군 지역 23.52점으로 서울(23.49점)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은 이에 대해 “논술고사는 결국 오랜 독서와 토론을 통해 사고력을 깊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단기간의 학원 수강으로 논술점수가 올라갈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밝혔다. 서울 출신 학생이 지방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강남 학원가는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A학원 관계자는 “서울대에 지원할 정도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상관없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학생들인 만큼 지역차를 학력차에 연결시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B학원 측도 “수능 후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단기간 학원에서 조련받는 것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마찬가지고 지방학생들이 강남에 와서 집중수강하는 경우도 있어 서울대 발표결과에 의미를 두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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