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고속도로 경남 창녕 나들목을 빠져 나와 유어면으로 통하는 13번 군도. 과속단속카메라보다 작은 폐쇄회로 TV(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고 ‘방범용 CCTV 작동중!’이라는 경고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CCTV가 겨냥하는 대상은 절도범들이다. 요즘 농가에서 기승을 부리는 농ㆍ축산물 절도 행위를 막기 위해 첨단 장비가 동원된 것이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지난해 6월부터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고속도로와 국ㆍ지방도 등 주요 관문 11곳에 이 TV를 설치했다.
경찰서 상황실과 연계된 이 TV는 관내로 출입하는 차량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CCTV설치 구간을 알리는 250개의 표지판이 도로 곳곳에 세워져 부수적인 방범효과까지 톡톡히 거두고 있다. 전기 사용료와 통신 요금은 창녕군이 지원하고 있다.
실제 창녕에서는 지난해 1월 대지면과 영산면 일대에서 곳간에 쌓아둔 볏가마를 트럭을 동원해 싹쓸이 해 가거나 고추 비닐하우스의 난방유를 몰래 빼가는 등 11건의 도난 사건들이 이어져 왔다. 재산피해만도 수천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도난 사건은 2건으로 줄었다.
CCTV가 농촌 지역의 ‘방범 경찰’ 역할을 하자 이웃 군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의령군이 새해 들어 의령경찰서와 공동으로 주요 관문 7곳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창원시(8곳) 함양군(8곳) 거창군(6곳)이 앞다퉈 CCTV를 설치하고 있다.
축사에 자동경보기를 설치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고성군은 올 겨울 동해면 장좌리 등 3곳에서 한우 절도사건이 발생하자 180 농가를 대상으로 축사에 자동경보기를 설치하는 비용(10만원)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
진주시도 시설원예 및 과수농가 240 가구를 대상으로 정전과 외부인 침입 등 돌발상황 발생시 주인 휴대폰으로 통보되는 무선경보장치 설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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