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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비용 펑펑 이통사, 사회적 책임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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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비용 펑펑 이통사, 사회적 책임엔 "나 몰라라"

입력
2006.02.0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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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7조5,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 소비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쓴 마케팅 비용은 3조4,000억원. 하지만 아이들의 ‘휴대폰 중독’ 을 고민하고, 이를 줄이는 데 쓴 돈은 ‘0원’. 지난해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숨기고 싶은 장부 내역이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하루 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작 이를 부추긴 이동통신 업체들은 나 몰라라 하며 오로지 가입자들을 꽁꽁 묶어놓을 수 있는 ‘의존성 마케팅’에만 매달리고 있다.

2일 국내 이동통신 3사에게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에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한결같이 ‘고려한 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성 연구에는 일정 비용을 낸 적이 있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KTF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그러나 “휴대폰 사용 예절을 지키자는 ‘모티켓 캠페인’이 휴대폰 의존성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 한 해에 전체 매출의 19.5%에 이르는 3조4,000억원을 마케팅에 썼다. 국민 1명당 약 7만5,000원의 돈을 뿌린 셈이다. TV 광고와 편법 휴대폰 보조금 등으로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들을 이동통신 서비스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모 이동통신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마우스 대신 휴대폰을 쥐고 흔든다든가 손목시계를 차고도 휴대폰 시계를 흘끔거리는 등 휴대폰에 매여있는 현대인의 생활상을 희화화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동통신회사들의 행태에 대해 “이동통신 서비스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 만큼 이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데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이동통신회사들과는 달리 적지 않은 국ㆍ내외 기업은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휴대폰 사용이 생활 습관과 정신에 미치는 악영향을 연구하는 기관들을 후원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여러 의학 연구 기금에 출자하고 있다.

또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 엔씨소프트는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담 센터에 2억1,000만원을 기부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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