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지? 140m.”
‘자이언츠맨’ 이승엽(30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거인포’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2일 일본 미야자키현 종합운동공원 내에 지어진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둘째 날 프리배팅(총 47개)에서 홈런포 5방을 쏘아올렸다. 1일 “이승엽은 마쓰이 히데키(31ㆍ뉴욕 양키스)의 공백을 메워줄 만한 거포”라는 하라 요미우리 감독의 평가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것.
반면 이승엽과 1루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빅리거 출신의 조 딜런(31)은 50개의 프리배팅 중 홈런은 2개에 그쳤다. 전날에 이어 이승엽에게 다시 한번 ‘판정패’한 셈이다.
오전에 기초 체력훈련과 수비훈련을 소화한 이승엽은 점심식사 후 시작된 타격훈련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먼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19번째 투구를 받아 쳐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공식 측정은 없었지만 비거리가 족히 125m는 될 거라는 게 요미우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승엽은 같은 투수의 25번째 공을 잡아당겨 이번엔 오른쪽 외야 스탠드 중단으로 날려보냈다. 예상 비거리는 120m.
이승엽의 홈런포가 잇따라 터지자 선마린 스타디움을 찾은 1,000여 일본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이승엽의 방망이 끝에 시선을 고정했다. ‘감’을 잡은 이승엽은 오른손 투수의 10구째를 잡아당겨 예상 비거리 110m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14구째엔 선마린 스타디움의 가장 깊은 쪽인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관중석 중단에 떨어진 이 타구는 예상 비거리가 140m로 측정됐다. 이승엽은 15구째도 끌어당겨 홈런(예상 비거리 120m)을 기록하며 이날의 ‘홈런쇼’를 마감했다.
한편 스포츠호치, 스포츠닛폰,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의 주요 스포츠전문지는 이날 미야자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요미우리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이승엽이 공수에서 조 딜런을 압도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신문들은 이승엽은 이날 피칭머신과 배팅볼 투수를 상대로 92번의 스윙을 했고, 이 가운데 안타성 타구는 44개, 그 중 13개는 홈런성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딜런은 82번 스윙 중 안타성 타구가 15개에 그쳐 이승엽에게 완패했다고 전했다.
미야자키=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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