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훔치다 들키자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환자로 가장하는 할아버지, 50년 이상 같이 살아온 남편의 음식 투정을 참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할머니….
인구의 5분의 1이 노인인 일본 사회가 점점 교활해지는 신종 노인범죄로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노인시대를 준비하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교훈을 주고 있다.
1일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범죄는 전체 범죄의 10%를 차지했다. 1990년의 2%와 비교하면 5배 폭증한 것이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혼동해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등의 노인 교통사고까지 포함하면 노인범죄율은 더욱 높아진다.
노인범죄 유형은 가게 물건 훔치기, 행인의 지갑을 빼는 소매치기 등이 대부분이다. 노인 범죄자 중 상당수는 범죄가 발각됐을 때 치매 환자 시늉을 하거나 장애인 행세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한해 노인이 저지른 살인은 141건에 달했다. 노인 살인사건 대부분은 수십 년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의 불평 등 사소한 행태를 참지 못해 발생했다. 노인 폭력사건도 거의 TV채널을 둘러싼 실랑이나 음식 투정 등이 원인이다.
70세의 한 노인은 52년간 한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로 체포된 후 “남아도는 힘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몰랐다”고 말해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범죄 심리학자 기타시바 다케시는 “일을 하지 않는 노인들의 불만과 분노가 곧장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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