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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보 빼내고 위조까지 인터넷으로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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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정보 빼내고 위조까지 인터넷으로 '뚝딱'

입력
2006.02.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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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 범죄조직과 연계된 국내 신용카드 위조범 일당이 적발됐다. 평범한 범죄자에 가까운 이들이 이렇게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능수능란한 인터넷 실력 때문이었다.

한 다단계 판매조직에서 알게 된 김모(40ㆍ여)씨 등 5명은 지난해 초 다단계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다 “인터넷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구해 위조카드를 만들자”는 김씨의 아이디어에 동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와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한국 신용카드 정보 구매를 타진하다 한 러시아인과 접촉하는 데 성공했다.

신용카드를 위조하는 데 필요한 마그네틱 정보는 해외 C사의 유명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받았다. 거래 가격은 마그네틱 정보 1건에 20만원.

마그네틱 정보로 위조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 역시 인터넷으로 해결했다. 경찰은 “홀로그램 제조기, 양각 인쇄기, 카드 인쇄기 등 첨단 기기를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다”며 “인터넷으로 못 구하는 것이 없는 세상”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만들어진 90여개의 위조카드는 유령업체의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초까지 1회에 최대 700만원씩 의료기기와 휘발유를 구입한 것으로 꾸미는 데 사용됐다. 총 2억여원의 허위 매출이 발생했고, 이를 눈치채지 못한 카드회사는 이들의 계좌에 대금을 입금했다.

일이 꼬인 것은 지난달 24일. 국내 대기업 B사의 직원이 “법인 카드에 쓰지 않은 카드 매출이 잔뜩 올라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허위 카드 가맹점을 통한 불법 매출을 적발, 위조단 일당을 붙잡았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일 공문서 위조 및 여신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김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서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위조 카드의 최종 사용처가 모두 중국 소재 호텔인 것으로 미뤄 중국 출장에 나선 회사원이 호텔 투숙비를 결제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배후에 중국 내 신용정보 불법 매매 조직과 러시아 마피아가 연계된 것으로 보고 국가정보원과 함께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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