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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대리운전비 추가? 세상 많이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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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대리운전비 추가? 세상 많이 변했네

입력
2006.02.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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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에 등장했다가 80년에 사라진 건빵, 95년 등장했다가 5년만에 퇴장한 무선호출기, 2000년 완전히 사라져버린 샤프펜슬, 올해 새롭게 등장할 비데….

통계청이 앞으로 5년간 소비자물가 산정의 기준이 될 대표품목 선정작업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5년간 소비자물가 산정의 기준으로 쓰이는 품목들은 그 자체로 ‘그 시대 생활인의 백서’와 다름없다.

소비자물가 품목에 오르기 위해서는, 표본가정의 소비지출금 중에 1만분의 1일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즉 한 달에 300만원을 쓰는 가정이 평균 300원 이상을 할당하는 물품이나 서비스여야 물가산정 품목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1만 가구를 표본조사해서 해당물품을 선정하고 있다.

통계청은 현재 대리운전비, 비데, 전자사전, 햇반, 방향제, 찜질방이용료, 애완동물병원비, DVD대여료, 올리브유 등이 새롭게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물가산정 품목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성희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웰빙 등 사회흐름과 새로운 소비추세를 반영하는 품목들”이라며 “최종 결정은 연간 가계수지 통계가 확정된 뒤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까지 품목을 확정해 2005년을 기준으로 해당품목들의 지수를 100으로 잡고, 일부 가중치를 둬 해당물품의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올해 말부터 신지수 기준의 물가통계를 발표하게 된다.

지금까지 물가산정 기준이 되는 품목들은 계속 늘어왔다. 70년 338개였던 것이 2000년에는 516개가 됐다. 탈락하는 품목보다 추가되는 품목이 많기 때문인데, 그만큼 소비패턴이 다양화됐다는 뜻이다.

70년에는 흑백TV와 선풍기, 냉장고, 라디오 등 가전제품이 대거 품목에 추가돼 국내 제조업의 발전상을 반영했다. 90년에 PC가 처음 물가산정 품목에 이름을 올렸고, 95년에는 카드수수료가 새롭게 등장했다. 90년대 후반 들어 추가품목 목록에 단순한 물건보다 ‘서비스이용료’가 대폭 늘어난 것이 특이점이다.

물가산정기준에서 사라져버린 ‘추억의 상품’들도 눈길을 잡는다. 엿이 70년, 흑백필름이 80년, 고무신이 85년, 비둘기호 기차표는 90년 사라졌다. 2000년에는 각종 디지털시계에 밀린 벽시계, 휴대폰에 밀린 무선호출기가 품목에서 퇴출 당했다. 컴퓨터활용의 일상화로 복사비와 샤프펜슬도 품목에서 이름을 내렸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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