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였다. 청와대와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이 지검장 인사를 두고 막판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사 발표 시기가 수 차례 연기됐고 그 과정에서 양측이 적지 않은 갈등을 보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천 장관은 이 지검장을 부산고검장에 보임토록 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으나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른 보직 인사에서 장관의 영향력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애초 청와대는 검찰조직의 안정을 위해 정상명 검찰총장과 동기(사시 17회)인 이 지검장을 법무연수원장이나 서울고검장으로 전보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천 장관은 이 지검장이 인천지검장으로서 ‘봐주기’ 논란을 빚은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의 책임자였다는 이유로 좌천성 전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과 달리 청와대가 승진 대상자를 직접 챙긴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그 동안 검찰 인사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해 마련한 인사 제청안을 청와대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번에는 청와대가 검증을 시작하면서 막판까지 승진자가 결정되지 않고 예상 밖의 탈락자가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검사장급 승진 대상 후보 16명으로부터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아 재산과 병역은 물론 출입국 내역까지 정밀 검증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불투명한 재산 형성 과정과 음주 운전 전력을 문제 삼아 일부 후보들을 제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계적이고 기준이 강화된 인사검증을 거치기로 해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검사장급 승진 심사에서 음주운전 전력 등 후보의 준법성이 새로운 잣대로 떠올랐다.
인사를 앞두고 검사장급 이상 4명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인사 규모가 예상보다 커졌다. 공석이 된 고검장급 4자리와 검사장급 4자리를 충원하는 과정에서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공안부장 등 주요 보직에 문성우(21회) 청주지검장과 이귀남(22회)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 등 후배기수가 전진 배치됐다.
사시 300명 시대를 연 사시 23회 검사 7명이 대거 검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승진자 8명은 호남 2명, 경북 2명, 부산 2명, 수도권 2명 등 출신지를 적절히 안배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 요직 거치며 檢개혁 주도
과묵하면서도 뚝심있는 업무 추진력이 장점이다.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유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법무부 검찰 1,2 과장, 검찰국장을 거치면서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 개혁을 주도했으며 이로 인한 내부 갈등 봉합에도 힘썼다. ▦김세경(50)씨와 1남1녀 ▦서울지검 2차장 ▦서울지검 북부지청장 ▦춘천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 문성우 법무부 검찰국장/ 특수·형사·공안 업무 섭렵
법무부 검찰 1,2,3 과장을 거친 기획통이면서 특수, 형사, 공안 업무도 섭렵했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서 검ㆍ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기도 했다. 기획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어려운 순간에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여유가 몸에 뱄다. ▦엄윤경(45)씨와 3녀 ▦수원지검 2차장 ▦서울지검 2차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청주지검장
■ 이귀남 대검 공안부장/ 범죄정보 수집체계 확립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시절 검찰 범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2002년 한나라당이 공개한 안기부 도청 대상에 들어있기도 했다. 업무에 적극적이고 집념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향화(47)씨와 2남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인천지검 2차장 ▦대구지검 1차장 ▦법무부 정책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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