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이 예전엔 안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언론을 통해 보면 남을 조소하고 조롱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장관직을 잘할 수 있을까 참 걱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청와대에서 한 열린우리당 의원과의 만찬 자리에서 유 의원에 대해 이 같은 걱정을 털어놓았다고 이 의원이 최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 때 유 의원의 장관 임명을 포기했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유 의원은 당 선거에 나서 지도부로 선출된 사람”이라며 “전당대회가 다가오는데 유 의원은 앉아 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더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 정파의 대표격인 유 의원이 입을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장관 내정을 강행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또 “이젠 자신이 뜨려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람이 없는 정치문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개각파동 당시의 서명파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한편 노 대통령은 1일 우리당 원내대표단 등과의 청와대 만찬에서 “정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동서화합이나 노사화합도 뜻대로 안된다”, “복지 예산을 위해 세금을 올리려니 저항이 있고 그냥 넘어가자니 통치자 양심이 걸린다”는 얘기였다.
노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 정당한 국정운영을 왜곡해 당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열심히 했는데 국민이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한 참석자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지만, 노 대통이 대연정 무산과 개각 파동, 양극화 해소 재원확보 논란 등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의 만찬브리핑에서도 ‘답답’, ‘곤혹’, ‘자괴감’ 등의 표현이 나왔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