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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시장 1000억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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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시장 1000억원 '눈앞'

입력
2006.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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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9년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송진우는 3년간 7억원에 한화와 계약했다. 99년 당시 최고연봉 선수가 1억5,400만원을 받았던 정명원(현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박'이었다. 송진우의 1호 계약으로 한국프로야구의 FA제도는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31일. FA의 마지막 미계약자였던 전준호가 현대와 2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지난 겨울 14명의 FA 선수들에게 쏟아 부어진 돈은 모두 186억2,000만원. 당초 '이번 FA 시장은 별볼일 없을 것'이란 예상을 뒤집는 규모였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선수는 기아 장성호로 4년간 42억원을 받는다.

'대박'의 규모가 해가 지날수록 팽창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FA시장이 '1,000억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전준호를 끝으로 올해까지 7년 동안 FA 대상 선수들이 받은 총액은 780억9,900만원. 올 시즌 뒤 FA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구단끼리 주고받는 보상금을 뺀 순수 계약 누적액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양과 질 모두에서 이번 FA 시장은 역대 최고로 평가 받는다. '빅3'로 꼽히는 이병규(LG) 김동주 박명환(이상 두산)은 2004년 11월 심정수(삼성)가 터뜨렸던 역대 FA 최고액(4년간 최대 60억원)의 '대박'을 넘어설 강력한 후보로 평가 받는다. 연봉 5억원의 이병규를 비롯해 김동주(4억2,000만원) 박명환(3억7,000만원) 모두 3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선수. 이전 시즌 연봉이 FA 협상의 기준이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FA 시장을 뒤흔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들의 몸값 총액만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여기에 김수경(현대) 진갑용(삼성) 노장진(롯데) 등 '빅3'에 뒤지지 않는 '준척급' 선수를 포함해 모두 25명도 '대박'을 꿈꾸고 있다. 25명 가운데 19명이 억대 연봉 선수들로 이들이 모두 FA 자격을 얻는다면 올 연말 FA시장의 규모는 보상금까지 포함해 300억원은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예를 보자. FA제도 도입 첫해인 2000년 전체 '시장 규모'가 24억2,500만원에 불과했던 FA시장은 2001년 58억6,800만원, 2002년 63억2,000만원, 2003년 44억원으로 성장했다.

FA선수들의 숫자가 두자릿수로 늘어나자 계약금 총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13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온 2004년에는 201억7,000만원이란 어마어마한 돈이 풀렸다. 심정수가 삼성 유니폼을 입은 2005년의 FA 계약금 총액은 202억9,600만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한번 불어난 선수들의 몸값은 줄어들기가 쉽지 않다. 2000년의 FA 계약 총액인 24억여원으론 지금 웬만한 선수 하나를 '구매'하는 데도 부족할 정도다. 한국 프로야구의 '머니 게임'은 탄력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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