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씨의 작품을 국내에서 감상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31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공공 미술관과 대형 화랑, 일부 기업들은 백씨의 1990년대 이전 작품 수백 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 과천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백씨의 조각(비디오 아트 포함)과 사진 26점, 판화 14점을 소장ㆍ전시하고 있다. 미술관 정문을 들어서면 중앙 홀에 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1,004개의 모니터를 엮어 만든 18m 높이의 설치작 ‘다다익선’이 전시돼 있다.
1층 원형 전시장 주변에 마련된 ‘백남준 코너’에는 총 15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63년작 ‘Zen for TV’, 88년작 ‘사슴’ 등 TV 한 대로 만든 작품들을 비롯해 TV 12대를 단상 위에 설치해 일렬로 세운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 92년작 ‘옴’ 등이 있다.
또 84년작 ‘색깔 속에 갇힌 이태백’과 96년에 내놓은 ‘색동’ 시리즈 석판화 등도 관람객을 맞고 있는데, 나머지 25점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 호암미술관, 로댕갤러리 등 삼성문화재단 산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총 21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 지하 1층 현대미술관에는 모니터 26개를 모아 만든 ‘나의 파우스트-자서전’이 전시돼 있다.
경기 용인시 삼성교통박물관 광장에는 승용차 32대를 8대씩 엮어 만든 4덩어리의 조각 시리즈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모차르트의 장송곡을 조용히 연주하다’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는 2001년작 ‘서울 랩소디’가 있는데, 미술관측은 사진작가 임영균씨가 80년대 뉴욕 현지에서 찍은 백씨의 퍼포먼스와 일상생활 사진 40여 점도 소장하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도 설치작품을 1점씩 소장하고 있다.
대구은행 본점 1층 로비에는 91년 만들어진 첼리스트 샤롯 무어맨의 연주 모습과 88 서울올림픽 경기 장면 등이 담긴 비디오 영상물 ‘TV Cello’,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센터 중앙 로비에는 1~2층에 걸쳐 백씨의 설치 미술품 ‘TV깔때기’와 ‘TV나무’가 설치돼 있다.
백남준 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인 경기문화재단은 최근 67점을 구입해 소장하고 있으며, 갤러리 현대와 박영덕 화랑, 원화랑 등 상업 화랑도 일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지하 1층에서 열리고 있는 ‘로봇, 백남준에서 휴보까지’ 전시회에는 백씨의 비디오아트 작품 ‘Phiber Optik’가 선보이고 있다. 전시회는 12일까지다.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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