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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의장 '버냉키 시대' 개막/ '그린스펀 그늘' 지우고 美경제호황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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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의장 '버냉키 시대' 개막/ '그린스펀 그늘' 지우고 美경제호황 이어갈까

입력
2006.02.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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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조타수가 ‘직감의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에서 하버드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 벤 버냉키 신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1일 넘어간다.

안정적 성장과 함께 기록적 가계부채 및 무역적자라는 그린스펀의 ‘그림자’도 함께 건네 받게 된 버냉키가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버냉키 의장 시대의 가장 시급한 숙제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의 버블, 그리고 이로 인한 가계부채의 급증이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1997년 이후 평균 85%, 주가는 10년 새 약 70% 뛰었다.

사람들이 자산을 담보로 돈을 끌어다 쓰기 시작하면서 내수는 전에 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가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장을 식힐 필요가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에도 불구, 그린스펀은 “FRB는 금리를 결정하는 조직이며, 금리로 자산의 거품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버냉키의 생각도 그린스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그린스펀 재임 기간 누렸던 국내외 호재에서 벗어나 거품 붕괴로 인한 위험에 더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없는 경제성장’은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이로 인한 서비스업 중심으로의 고용구조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공급한 것도 미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가능케 한 호재였다.

그린스펀에게 비판적이기로 유명한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4일자에서 “미국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모두가 지난 10년간 물가 안정을 누려왔다”며 “꾸준한 경제성장은 높은 인구 증가율과 유연한 노동시장 등 금리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지 그린스펀의 역량 덕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4%대를 유지하던 경제성장률이 4ㆍ4분기 1.1%로 급락한 것도 ‘버냉키 시대’의 빨간 불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13번 연속 인상된 연방기금금리가 31일 그린스펀의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전문가들은 “버냉키 취임 후에도 긴축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금리 변동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에 중독된 시장에 새 ‘지휘자’가 주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도 버냉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린스펀은 하루 사이 주가가 무려 22.6% 하락한 87년 10월의 ‘블랙 먼데이’, 2001년 9ㆍ11 테러 등 위기의 순간마다 반대를 무릅쓰고 저금리 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풀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 “그린스펀은 모두가 동의해야만 하는 FOMC의 결정 방식을 개인적 역량과 카리스마로 이끌어왔다”며 “그러나 버냉키는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반영하는, 보다 민주적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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