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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외무성장관의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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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외무성장관의 헛소리

입력
2006.02.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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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한심한 헛소리라서 분노하기보다는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아소 타로 일본 외무성 장관이 일본 천황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장했다. 애초에 외무성 장관에 취임할 때부터 많은 우려를 샀지만, 정치 명문가 출신인 외교 책임자의 인식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야스쿠니 신사 문제는 한동안 한중일 3국의 심각한 정치 의제로서 자리잡고 있었다. 한중 양국이 야스쿠니 신사의 역사성과 A급 전범 문제에 집착한 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순수한 전몰자 추도와 부전(不戰) 결의를 위한 것이라고 버텼다.

고이즈미 총리의 주장은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을 외면했다는 비판과 반발을 불렀지만, 그것을 곧바로 ‘우경화’의 증거로 들기에는 어딘가 허전한 구석이 있었다. 한중 양국의 반발과, 애써 이를 무시하면서 개인적 신념을 관철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고집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국가신도를 연상시키는 아소 장관의 헛소리는 고이즈미 총리의 이런 논리를 크게 흔들었다. 어쩌면 한중 양국과의 ‘야스쿠니 갈등’이 허물어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고이즈미 총리가 그의 헛소리를 두고 “개인의 생각이기 때문에 이러쿵저러쿵 말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데서도 적지않은 당혹감과 불쾌감이 묻어 난다.

시점 또한 공교롭다. 최근 일본 국내와 국제 여론은 참배 반대 쪽으로 뚜렷이 기울고 있다. 역사 문제에서 일본중심적 인식을 강조해 온 요미우리 신문이 참배 반대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

또한 이 문제로 동북아, 특히 중일 양국의 갈등이 장기화하리라는 우려가 미국 조야에 무성해지면서, 일본 정부를 바라보는 눈길이 전과 같지 않다. 고이즈미 총리가 최근 라이브도어 스캔들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잘못을 시인했듯, 야스쿠니 문제에서도 태도 변화가 점쳐지기 시작했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아소 장관의 헛소리에서 오히려 문제 해결의 희망을 읽는다. 깔아 뭉개서 마땅할 일을 굳이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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