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플루티스트 최나경(23)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인 올해가 누구보다 뜻깊다. 모차르트 생일을 앞두고 떠들썩했던 지난 주 초, 모차르트의 도시 빈에서 자신의 첫 음반에 들어갈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D장조’와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2번’을 녹음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안 슐츠가 지휘하는 ‘모차르트 콜레기움’, 빈필 수석 하프 연주자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가 함께 한 이 녹음은 무지크페어라인과 더불어 빈의 양대 클래식 무대인 콘체르트하우스 내 스튜디오에서 사흘 간 진행됐다.
신예의 첫 음반에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빈필 수석 하피스트가 참여한 게 대단해 보인다. 슐츠 또한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빈 출신의 유명 지휘자이고, ‘모차르트 콜레기움’은 빈의 주요 실내악 앙상블 멤버들로 이뤄진 체임버 오케스트라다.
녹음 둘째 날, 최나경은 ‘플루트협주곡 D장조’의 오케스트라 전주를 듣다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모차르트의 해에, 모차르트의 도시에서, 훌륭한 음악가들과 함께 모차르트를 녹음하는 것이 기쁘고 감격스러워서, 플루티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노력에 보상을 받는 것만 같아서” 그랬다고 한다.
최나경의 빈 현지 녹음은 지난해 11월 빈에서 열린 제7회 ‘오스트리아 플루트 페스티벌’이 디딤돌이 됐다. 그는 볼프강 슐츠, 마리나 피치니니, 카를하인츠 쉬츠 등 세계적 대가들을 초청한 이 행사에 신예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뛰어난 연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메스트르는 녹음을 마친 뒤 최나경의 실력에 놀라워 하며 “앞으로 자주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예고 1학년 때 미국 유학을 떠난 최나경은 플루트계의 대부 줄리어스 베이커로부터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16세의 나이로 명문 커티스 음대에, 그것도 딱 1명만 뽑는 플루트 오디션을 통과해 입학했다.
올 봄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 졸업을 앞둔 그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자 콩쿠르 우승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다. 그의 첫 음반은 이번에 녹음한 두 곡 외에 가을에 모차르트의 ‘플루트협주곡 G장조’와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를 더 녹음해 두 장의 CD로 나올 예정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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