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프로 스포츠에서 두 외국인 선수가 연일 화제다. 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타미카 캐칭(27)과 남자 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의 숀 루니(24)가 그 주인공.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외치는 것까지 쏙 빼닮은 캐칭과 루니는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호감가는 외모와 친화력으로 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캐칭
2006 겨울리그 초반만 해도 꼴찌였던 우리은행은 31일 현재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톱스타 캐칭이 합류한 뒤 30일 신한은행전까지 무려 9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003 겨울리그와 여름리그에서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끈 ‘우승청부사’ 캐칭은 한층 성숙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빼어난 득점력은 물론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면 동료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가로채기(2.8개)와 블록슛(2.11개) 1위를 달리고 있는 캐칭은 득점 3위(26.4점), 리바운드 2위(14.7개)에 오를 정도로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남자 선수를 방불케 하는 힘과 기술을 갖춰 ‘성별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을 정도다.
코트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캐칭은 코트 밖에서는 ‘귀염둥이’로 변신한다. 애교가 많고 붙임성이 좋은 캐칭은 동료들에게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한 턱을 낼 때가 많아 기분파로 불린다. 김영옥에게는 ‘포니’, 이경은에게는 ‘제리’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캐칭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학생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것. 미국에서 해마다 어린이 농구 캠프를 열고있는 캐칭은 지난달 17일 국내 초중고 여자농구 선수들에게 농구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루니
‘우승청부사’ 루니가 가세한 현대캐피탈은 지난 30일 삼성화재를 3-2로 물리치고 사실상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최다득점(25점)을 올린 승리의 주역 루니는 10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의 콧대를 꺾었다.
2005~2006 프로배구가 낳은 최고의 히트작 루니는 30일 현재 공격성공률 52.82%로 한국 최고 거포 LG화재 이경수(49.43%)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동공격성공률(85.71%) 1위 루니는 득점에서도 이경수, 정평호(한국전력)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루니(206㎝)는 블로커보다 한뼘 높은 스파이크를 내세워 연일 강타를 퍼붓고 있다. ‘무적함대’ 삼성화재 선수들이 “루니를 어떻게 막아야 할 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을 정도다.
루니는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프로배구 한 경기 최다서브득점 신기록(8개)을 세우기도 했다.
곱상한 외모를 가진 루니는 팬 사인회에서 한 여고생으로부터 ‘청혼’을 받는가 하면 경기마다 ‘루니, 루니’를 연호하는 ‘오빠 부대’를 거느리는 등 ‘꽃미남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 미인이 많다. 한국어를 배워 한국 미녀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말로 여성 팬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루니는 “TV에서 본 한국 가수 채연을 좋아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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