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나는 그에게 학교 같은 환경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교육적인 자극도 받고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갖기를 원했다.
친구와 직장 동료들에게 일반 한국 유치원과 외국인 유치원 중 어디가 좋겠느냐고 물었다. 예상대로 많은 이들은 아이가 일찌감치 외국문화를 경험하고 영어로 이뤄지는 교육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소 비싼 학비를 치르더라도 외국인 유치원을 보내라고 권했다.
나는 처음에는 내 아이가 불과 세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치원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앞으로 아이를 계속 외국인 학교에 진학시키려면 지금부터 외국인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그처럼 외국인 유치원에서 외국인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진학 시스템은 많은 한국인들이 소수의 특권층만이 들어설 수 있다고 믿는 ‘좋은 교육’이기도 했다.
난 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공립교육이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받은 공립교육은 다양한 문화적, 경제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데 어울리고 섞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즉 뒤집어 말하면 내가 아이를 사립 외국인 유치원에 보내면 그 같은 기회는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아들이 영어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균형 잡힌 성인이 되길 바래왔다. 또 아들 스스로가 비싸기만 한 사립교육 시스템 속에서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래서 나는 숙고 끝에 나의 아들을 집 근처의 한국 유치원에 보냈다. 교사들 중 아무도 영어를 할 수 없었지만 그곳의 교육내용은 다양했고 아이들도 모두 내 아들 또래였다. 덕분에 아들은 한국어에 익숙해질 기회를 얻었을뿐 아니라 온전히 어린이로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아들을 한국 유치원에 보낸 결정이 한국 교육에 하나의 작은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나의 선택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더 나은 교육기회를 찾아 한국을 떠나는 이들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하고 싶다. 한국의 교육이 싫다고 무작정 떠나기 전에 당신의 아이부터 그 시스템 안에 들어가게 하라.
그것은 한국의 교육이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당신의 자녀 세대가 이끌어갈 이 나라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가렛 키·다국적 홍보대행사 에델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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