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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신드롬 실체는?

입력
2006.01.3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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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서울시장’신드롬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강 전 법무장관이 차기 서울시장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오래전이지만, 최근 조사에선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계로 치닫고 있다.

SBS가 TNS와 공동으로 전국 16개 시도의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를 실시, 28일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장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강 장관은 35.6%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는 맹형규(11.1%) 홍준표(10.9%) 박진(2.5%) 의원과 권문용(3.5%) 강남구청장 등 4명의 지지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SBS조사에선 서울의 정당지지도가 우리당 23.9%, 한나라당 42.6%로 한나라당이 20%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척박한 여건에서도 강 전 장관의 인기가 한나라당 주자들을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꼽히는 요인이 강 전 장관은 비(非)정치인이라는 점이다. TNS 이상일 부장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큰 와중에 정치권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강 장관이 신선해 보이는 것”이라며 “지난해 고건 전 총리의 지지도가 치솟았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당 정장선 의원도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인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개인 이미지가 한 몫을 한다는 지적이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장관 재임시 보여줬던 개혁적 이미지, 자기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 등이 긍정적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무성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지만, 상당수 국민의 뇌리에는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이라는 점과 신비주의적인 스타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장관이 걸친 보라색 숄’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우리당 오영식 의원은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으로서 캐리어우먼이 풍기는 일종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요즘의 인기가 본선 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키 어렵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강 장관의 지지 층은 20~30대가 주축인데 이들의 투표율이 낮다는 게 약점”이라며 “정당지지도가 주요 변수가 되는 지방선거에서 개인인기가 계속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의 인기가 구체적 실적 보다는 이미지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막상 정치 검증대에 올라섰을 때는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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