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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노동자 칼렉씨/ "뺑소니 사고에 잃을뻔한 두다리 한국인 온정 덕에 다시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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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노동자 칼렉씨/ "뺑소니 사고에 잃을뻔한 두다리 한국인 온정 덕에 다시 찾았어요"

입력
2006.01.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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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걷지 못할 줄 알았는데 대구 사람들의 온정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하게 됐습니다.”

1년 전 설 연휴 끝에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 압둘 칼렉(29)씨. 치료비만 2,000만원에 육박했지만 가해자로부터 한푼도 받을 수 없어 평생 불구자로 살아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대구시민들의 도움으로 이 달 중순 퇴원, 2월에는 두 발로 걸어 귀국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칼렉씨가 대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대학에서 패션디자인 공부를 하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중퇴하고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입국,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의 한 중소기업에서 100여만원의 월급을 받아 고국에 송금해 왔다.

1년만 더 고생하고 귀국해 못다한 공부를 하겠다던 그의 꿈은 그러나 지난해 2월 12일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뺑소니차에 치면서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장기 파열, 오른쪽 다리뼈가 모두 으스러질 정도의 중상에다 입원 한 달만에 1,300만원을 훌쩍 넘어버린 치료비, 수술을 해도 걷기 힘들 것이라는 병원측의 전망 등 절망 뿐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칼렉씨가 일하던 회사 사장이 200만원을 내고 지불보증을 한데 이어 성서공단 노조와 동료 외국인노동자, 지역 종합병원 등에서 2,8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칼렉씨는 3차례의 대수술과 재활치료 끝에 목발 신세이긴 하지만 기적처럼 걸을 수 있게 됐다.

4년만에 고국땅을 밟게 된 칼렉씨는 “고향에 가면 1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묘소에 가장 먼저 갈 생각”이라며 “절망에 빠졌을 때 도와준 대구시민들의 정성을 잊지 않고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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