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死 위자료 책정 "장애인 차별은 부당"

서울고법 민사18부(김종백 부장판사)는 31일 교통사고로 숨진 장애인 손모(당시 36ㆍ여) 씨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위자료를 낮게 책정한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손 씨 부모는 뇌병변 장애 3급인 손 씨가 2003년 부산의 한 도로를 무단 횡단하다 승용차에 치여 숨지자 승용차 운전자가 가입한 S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위자료 명목으로 사망한 손 씨에게 2,000만원, 손 씨 부모에게 각각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법원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관의 주관적 견해를 배제하기 위해 지침을 통해 사망시에는 위자료 5,000만원, 상해시에는 5,000만원에 사고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곱한 금액으로 위자료를 정액화하고 있다”며 “1심 재판부는 손 씨가 사고로 사망했는데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상해 사고의 지침을 적용, 위자료를 적게 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통사고로 인해 사람이 사망한 경우 정신적 고통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같고, 장애인의 장애 정도를 위자료 산정에 반영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비장애인과 차별하는 행위”라며 “피고는 손 씨 부모에게 8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