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전 경북 영천시 군부대에서 탄약고가 털릴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군경에 따르면 27일 오전 4시30분께 경북 영천시 오미동 육군 50사단 예하 모 연대에 복면을 한 괴한이 침입했다. 이들은 부대 외곽을 둘러싼 철책 3군데와 탄약고 철책 1군데를 절단하고 탄약고 문을 열던 중 경보음이 울리자 달아났다. 탄약고에는 총기류는 없었지만 5.56㎜ 소총탄 3,600여발 등 5,000발이 넘는 교육용 실탄이 보관돼 있었다.
당시 탄약고로부터 80여㎙ 떨어진 곳에서 초병 2명이 근무했고, 현장에는 CCTV까지 설치돼 있었지만 경보기 울리는 것조차 몰라 범인의 도주를 차단하지 못했다. 50사단은 사건 발생 6시간 뒤인 오전 10시30분께 철조망이 절단된 것을 보고 괴한침입 사실을 확인했으나 경찰에 검문검색 등을 위한 공조요청조차 하지 않아 초동수사에 실패했다. 또 철책선을 복구한 후에야 언론에 침입사실을 알려 사건 축소 의혹이 일고 있다.
50사단은 경계근무 취약시간대에 조명기구도 없이 초병을 피해 침입한 점 등으로 미뤄 부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인 것으로 보고 최근 전역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 중이나 아직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 강원 고성군 전방부대 초소에서 총기 탈취 사건이 발생해 범인들이 전국 곳곳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이 달 초에야 검거됐다.
영천=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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