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의 시대,‘장르간 넘나들기’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명제는 TV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코미디가 드라마와 결합하고, 토크 쇼가 다큐멘터리와 한 몸이 된다. 브라운관에서의 장르간 합종연횡, 나아가 탈장르 현상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특히 교양과 오락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 + entertainment)의 성공은 단연 독보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이 인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정착시킬 만큼 시청률과 전문가 평가 양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각 방송사의 저녁 시간은 정보 오락 프로그램의 ‘대리전’ 양상을 띨 정도다.
그렇다면 교양과 오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비결은 없을까? 현직 PD가 KBS 2TV 프로그램 ‘스펀지’(매주 토요일 저녁 6시 45분ㆍ사진)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박사 학위 논문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했다.
주인공은 논문 ‘텔레비전 탈장르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 특성에 관한 연구 - KBS 2TV ‘스펀지’를 중심으로’를 발표, 오는 2월 한국외국어대 졸업식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 학위를 받는 KBS 외주제작팀 제작위원 김상근(58) PD. 김PD가 밝히는 ‘스펀지’의 성공 비결은 소재의 참신성과 다양한 장르의 훌륭한 배합에 있다.
김PD는 “‘스펀지’는 신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고정 관념을 뒤엎는 데다 스튜디오와 야외 VCR 제작물을 교차시킨 토크 쇼ㆍ퀴즈 쇼 형식을 적절히 혼합, 적당한 긴장과 웃음을 제공하고 있다”며 ‘재미의 외연 확장’에 성공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 오락 프로그램은 일회성 혹은 코미디성을 추구했다”고 전제, “‘스펀지’는 그러나 정보라는 요소를 활용해 몰랐던 것에 대한 앎의 재미, 놀라움이 주는 즐거움에 대한 재미, 크기와 규모의 재미 등 확장된 재미의 세계를 맛보게 했다”고 지적했다.
기존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안고 있던 선정성, 저질성 시비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말 기획된 ‘스펀지’(박혜선 CP)는 최근 평균 시청률 17% 이상을 잇달아 기록, ‘비타민’(KBS 2TV)과 함께 성공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자체 평가 받고 있다. 1976년 KBS에 입사한 김PD는 교양국, TV2국 등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다 지난 2003년 위성방송국장을 거쳐 지금은 외주제작국 제작위원으로 활동중.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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