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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V 리얼리티쇼 각본따라 짜맞춘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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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V 리얼리티쇼 각본따라 짜맞춘 쇼

입력
2006.01.3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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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쇼는 미리 짜놓은 편집물?’

특수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방영해 인기를 끌어온 TV리얼리티쇼가 교묘한 편집이 만들어낸 ‘허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리얼리티쇼 제작진 및 출연자의 폭로를 인용, “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제작 전에 줄거리를 미리 짜놓는 짜깁기”라고 꼬집었다.

미국서 만들어져 한국 등 세계 케이블채널에서 방영되는 리얼리티쇼는 부자와 결혼하려는 여성들의 쟁탈전(‘백만장자와 결혼하기’), 곱게 자란 부잣집 딸들의 시골생활 체험기(‘심플 라이프’) 등 자극적 소재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음모와 질투, 야합과 배신 등 인간의 숨겨진 본성을 드러낸다는 당초 목적은 잊혀진 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타임이 인터뷰한 몇몇 작가들은 가장 흔한 조작으로 ‘프랑켄슈타인식 짜깁기’를 제시했다. ABC방송 리얼리티쇼 ‘데이트 경험’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를 설명하는 여성 출연자의 표정에 남성 출연자 이름을 더빙하는 방식으로 엉뚱한 커플을 탄생시켰다.

또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 ‘블라인드 데이트’는 여성이 화장실 간 사이 촬영해둔 남성의 표정을 남녀가 대화하는 장면에 끼워 맞춰 ‘남성은 시큰둥하다’라는 설정을 꾸며낸 것으로 밝혀졌다.

내부에서만 알아온 이 같은 조작은 프로그램 소속 작가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대사까지 직접 써가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작가들은 “리얼리티쇼는 창작의 소산이 아니다”는 이유로 미국작가조합 가입이 불허된 상태다.

이 조합에 소속되면 보수가 높아질 뿐 아니라 각종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들 작가들은 가입 허가를 주장하며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타임은 “엉뚱한 편집 덕분에 악당으로 돌변한 출연자들도 유명세가 주는 특혜를 누리고 싶어 진실을 알리려 하지 않는다”면서 “‘심플 라이프’가 대본에 따른 드라마였다는 폭로가 이어지는 등 리얼리티쇼의 조작은 도를 넘어선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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