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짧은 탓에 외출은 부담스럽고 TV영화는 철 지난 느낌이 든다면 DVD, 비디오 보기는 어떨까. 설 연휴 대목을 겨냥해 출시된 따끈따끈한 화제작들이 적지 않다.
♡ DVD
‘형사:듀얼리스트’는 극장 흥행에 실패했지만 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화려한 색채와 춤을 연상시키는 액션이 인상적이다. 6시간에 달하는 분량에 본 영화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과 촬영 뒷이야기까지 담았다.
재담가 우디 알렌 감독의 ‘헐리우드 엔딩’도 눈길을 끈다. 좌충우돌하며 영화를 만드는 한 감독의 이야기를 통해 흥행에 좌지우지되는 할리우드의 제작 풍토를 유쾌하게 꼬집는다.
10ㆍ26사건 전후 서울 변두리 소시민의 삶을 다룬 ‘사랑해 말순씨’는 설날 분위기에 맞는 가족 영화다. 중학생 아들과 병에 걸린 엄마의 애증이 가슴을 따스하게 데운다.
유명 동화책을 옮겨 인기를 모았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설 연휴에 만날 수 있다. 가난하지만 착한 소년 찰리가 기묘한 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팀 버튼 감독이 빚어낸 환상의 세계가 눈을 사로잡는다. 리모콘을 이용해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수록돼 있다.
♡ 비디오
농촌 노총각의 국제결혼 과정을 담아낸 ‘나의 결혼 원정기’가 눈에 띈다. 정재영 유준상 콤비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탈북자, 국제결혼, 농촌 총각 등 만만치 않은 사회문제를 따스한 시선으로 정갈하게 엮어냈다.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사랑이야기.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한 남자와 일 중독 여자의 사랑을 코믹하게 그렸다.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에서 지저분한 ‘화장실 유머’를 일삼아 왔던 피터 패럴리, 바비 패럴리 형제가 오랜만에 점잖은 웃음과 로맨스를 선사한다.
복제인간을 소재로 해 화제를 모았던 ‘아일랜드’도 출시됐다. 영생을 꿈꾸는 인간을 위해 사육되던 복제인간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속도감 가득한 액션과 함께 다뤘다. ‘황우석 교수 파동’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서 복제의 윤리 문제를 적당한 오락과 함께 곱씹게 하는 영화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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