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예지 ‘문학사상’이 2월호로 지령 400호를 맞았다. 1972년 10월 창간호에서 ‘역사의 새로운 언어와 문법’을 만들어가겠다는, 이어령 초대 주간의 도도한 문학 선언이 있은 이래 ‘문학사상’은 4,000여 편의 시와 8,000여 편의 소설 등 ‘새로운 문학’의 길을 닦아 왔다.
‘문학사상’은 그 창간사의 기백처럼 “아비 없는 세대의 시조(始祖)”(김윤식)로 출발, 80년대 민중 문학의 대세에 눌리지 않으며 “놀이로서의 문학”(김인환)을 껴안음으로써 우리 문학의 경계를 지탱했고, ‘명작 속의 여인상’ ‘문인들의 초상전’ 등 연재를 통해 90년대 “다양성 문학의 미덕”을 전했다.
이 경향은 2000년대의 “새로운 문예 이론의 소개와 적극적인 수용”(최혜실)이라는 열린 감각으로 이어가고 있다. 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도 올해 제 30회 수상자(정미경)를 내며 “한국 현대 소설사를 설명하고 해석하는 대단히 중요한 술어이자 코드”(강상희)로 뿌리내렸다.
‘문학사상’ 특집호는 이 문예지를 중심에 두고 7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의 궤적을 훑는 평론가들의 글, 시인 송수권과 소설가 한승원 등 18명이 ‘문학사상’과의 내밀한 인연을 소개한 에세이 ‘문학사상과 나’ 등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고 있다.
문학사상사는 3월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령 400호 기념식과 심포지엄을 열고, 서울 중학동 한국일보 갤러리에서 한국 대표시인 60명의 시화전(3월9~15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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