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잃은 조카의 유산을 가로채고 상습학대까지 한 삼촌 부부가 결국 죄값을 치르게 됐다.
대구지법 형사4단독 김형한 판사는 26일 조카 김모(14ㆍ여ㆍ중2)양을 입양한 후 유산을 빼앗고, 5년 여 동안 폭행을 일삼은 김모(44ㆍ대구 수성구)씨와 김씨의 부인 이모(39)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에서 “이들 부부가 5년간 어린 조카의 유산 중 6억여원을 쓰고도 이를 갚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 조카의 장래를 망친 행위는 용서 받지 못할 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조카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이들 부부의 행위는 인륜을 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 부부는 2001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9억3,000여만원의 유산을 받은 조카 김양을 입양한 후 김양의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에게 1억9,000만원씩을 주고 친권을 포기토록 했다. 김씨 부부는 이어 김양 명의로 된 보험 등을 해약해 원금과 이자를 합법적으로 빼내는 등 모두 6억2,000여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또 돈을 모두 탕진한 2004년 8월부터는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둔기로 허벅지를 때리고, 옷을 벗긴 채 수건을 입에 물게 하는 등 지난 해 9월까지 1년2개월간 김양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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